통합은행에 목맨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목 탄다"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4-12-08 18:01 수정일 2014-12-08 19:01 발행일 2014-12-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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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위해선 외환은행과 통합 급선무<bR>노조와 마찰로 조기 통합 지지부진

김정태(사진) 하나금융 회장의 목이 타고 있다. 정해진 시간 내에 통합은행 출범이라는 성과를 내야 하는데 진행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만큼 통합은행이 그의 연임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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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달 25일 IT통합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전산통합작업을 진행중이다. 통합추진단도 발족해 통합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통합은행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프로젝트도 가동됐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을 알린 캐릭터 ‘별돌이’를 리뉴얼 중이다. 이를 통해 TV광고, 캠페인 등 마케팅에 사용할 계획이다. 또 ‘빅 뱅크(Big Bank)’, ‘행복한 금융’, ‘혁신’ 등 3대 키워드를 내세운 통합은행 광고도 제작에 착수했다.

하나금융은 내년 2월 1일 통합은행 출범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달 초 금융당국에 통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는 김 회장이 임기가 다하는 내년 3월 이전까지 굵직한 성과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그 이전까지 통합은행을 출범시키려는 것.

하나금융은 김 회장의 연임을 위해 지난 4월 회장 연임 임기를 1년에서 3년으로 변경했다. 또 사외이사들을 교체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다. 당시 그의 연임에 큰 무리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다른 하나금융 및 계열사의 수장이나 전임들 중에 그의 경쟁자가 될 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최근 그의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김 회장은 취임 당시 2015년까지 국내 은행업계 1위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의 격차는 계속 벌어졌다. 3분기 하나금융 당기순익은 1339억3200만원으로 전분기대비 47.02% 급감했다.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15조7710억600만원, 1622억2700만원으로 45.54%, 45.39% 급감했다. 반면 신한금융 당기순이익은 632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9.4%, 전년 동기대비 20.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8329억원으로 10.5%, 총자산은 4011억원으로 3.6% 늘어났다.

리더십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 측과 계속되는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금융위의 ‘노조와 합의가 마무리되면 통합신청을 받아주겠다’는 입장에 “대화를 시도했지만 노조가 외면하고 있다”는 언론 플레이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노사 대표단이 상견례 하는 자리에서 “도저히 못하겠다. 상견례는 없었던 것으로 하자”며 나와 이미지가 실추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에 대한 노조의 반응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에게 전권을 위임한 것”이라며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통합을 위해 적극 나서는 것도 통합은행 수장을 이미 회장으로부터 약속받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김 회장이 연임에 실패하면 김 행장의 미래도 불투명해지기 때문에 통합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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