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외국인 약진…'젊음·유연함' 내세운 이재용식 신호탄

황현주 기자
입력일 2014-12-04 17:43 수정일 2014-12-04 18:19 발행일 2014-12-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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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따른 철저한 능력위주 승진<BR>축소된 규모에도 여성 임원 14명·외국인 9명으로 작년 수준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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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4일 단행한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이 처음으로 진두지휘한 것으로, 철저한 능력 위주의 성과, 젊고 역동적이면서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한 것이 특징으로 부각된다. 

비록 지난해 476명이었던 것에 비해 무려 123명이나 축소된 규모긴 하지만, ‘누구나 성과를 내면 똑같은 보상을 해주겠다’는 삼성그룹의 약속은 늘 승진을 꿈꾸고 있는 직원들의 사기를 올려주기 충분하다고 전해진다.

삼성그룹의 이번 임원 인사는 여성의 약진, 외국 국적 임원 발탁 등이 두드러진다.

우선, 이번 임원 인사에서 발탁된 여성 임원들은 총 14명이다. 지난해 실시한 임원 인사에서는 15명의 여성이 임원으로 승진됐다. 이어 올해는 13명의 여성 임원이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됐다. 이들 중 박정선·박진영 상무, 삼성SDS 정연정 상무 등은 신경영 출범 초기인 1994년 공채로 삼성그룹에 입사했다. 이와 관련, 재계 등에서는 공채로 발탁된 여성 부장들이 대거 신임 임원으로 승진해 여성공채 임원 시대를 정착시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여성인 하승혜 삼성전자 상무는 올해 전무로 승진했다. 그는 경쟁사 HP 출신으로, IT상품전략 전문가로 호평 받고 있다. 아울러 외국 국적을 보유한 인사도 눈에 띈다. 그러나 올해 외국인 승진자는 총 9명으로, 지난해 12명이었던 것에 비해 규모가 축소됐다. 눈에 띄는 점은 여성 외국인이 최초로 본사 임원에 발탁됐다는 것이다. 대외협력 기획업무를 맡고 있는 장단단 부총경리가 상무로 승진됐다.

또한 삼성전자 북미총괄 기획홍보팀장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스틸 전무를 본사 부사장으로 승진시켰으며, 삼성전자 실리콘밸리연구소의 프라나브 미스트리와 미국법인 컨슈머영업 담당 데이브 다스 등이 상무로 승진됐다. 이들은 올해 모두 30대로, 이 부회장의 파격적이면서도 역동적인 면모를 짐작할 수 있다. 더불어 삼성형 패스트트랙에 따라 2년 이상 발탁으로 승진한 인물로는 문준 상무가 있다.

한편, 이번 승진자 중 경력 입사자의 비율은 33.4%로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순혈주의를 없애고, 외부 영입인력에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는 철저한 능력과 성과 위주의 인사다”고 말했다.

황현주 기자 foem821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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