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핫한 '권오○씨들'

황현주 기자
입력일 2014-12-04 15:13 수정일 2014-12-04 18:07 발행일 2014-12-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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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안동권씨 36대손 전성시대
권오준 포스코 회장·권오갑 현대重 사장·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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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차례로 권오준 포스코 회장,&nbsp;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nbsp;<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권오갑 현대重 사장

한국경제를 견인하는 대기업 포스코, 삼성전자, 현대중공업에는 ‘권오(權五) 파워’라고 불리는 걸출한 인물들이 있다. 이들은 경상북도 안동을 본관으로 하는 안동 권(權)씨이며 가운데 돌림글자로 다섯 오(五)자를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모두 안동 권씨 36대손으로 이들은 고유의 경영철학과 온화한 품성을 바탕으로 임직원들의 신임을 얻고 있다. 기업이 실적 부진 등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에 기업 수장을 맡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권오 파워’의 맏형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다. 그는 1950년생으로, 경북 영주 출신이다.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뼛속까지 철강맨이다. 지난 3월 포스코그룹 8대 회장으로 정식 취임한 권 회장은 정준양 전 회장이 문어발식으로 인수한 계열사를 과감히 정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철강전문 기업 포스코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권 회장의 행보를 두고 포스코 내부에서는 포스코가 다시 박태준 창업주 시절의 전성기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권 회장은 성격은 온화하지만 누구도 꺾을 수 없는 집요함과 집중력, 결단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 9월 정식 취임한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1951년생으로, 경기도 성남 출생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루투갈어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역임하면서 회사를 흑자전환 시킨 바 있다. 현장경험을 중시한다. 권 사장 취임 당시 현대중공업은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한데다 노사관계도 최악인 상황이었다. 임직원들은 한창 안 좋을 때 사장자리에 앉은 권 사장을 향해 우려스러운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해운 등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어 내부적으로 저하된 사기를 항상 격려로 다독인다”며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하고 정감있는 이미지와 성격 탓에 임직원 모두가 사장을 신뢰하고 회사 내부 분위기도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1952년생으로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으며 1985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냉철함과 신중함, 안정을 중시하는 삼성전자의 스타일과 부합되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지난 2002년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으로 삼성전자를 세계 1위 반열에 올려놓으면서 이건희 회장의 신임을 한 몸에 얻었다. 삼성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핵심만 추려 간단하고 명료하게’ 결론이 나도록 일한다. 가령 공식회의 때 참석한 직원이 보고서에 대한 장황한 설명이 이어진다 싶으면 필요한 것만 결론지어 다시 이야기 할 것을 주문한다. 또한 직원들에게 되도록 일찍 퇴근할 것을 장려하면서 가정에 충실할 것을 당부한다고 한다.

산업계는 이들 ‘권오 파워’ 3인방이 침체에 빠진 회사를 어떻게 구원해낼지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황현주 기자 foem82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