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의 새빨간 거짓말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1-27 17:57 수정일 2014-11-27 19:12 발행일 2014-11-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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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회장 방한 땐 "이용자 정보보호 최우선"<BR>"스마트폰·태블릿 앱 목록 수집" 공식발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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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도시 트위터 회장(사진사진=트위터코리아)

전 세계 이용자의 정보보호가 우선순위라고 주장해온 소셜 미디어 트위터가 이용자들의 모바일과 태블릿에 설치된 앱들의 전체 목록을 수집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ABC, 영국 BBC 등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의 고객지원 홈페이지 내용을 인용, 트위터가 ‘앱 그래프(app graph)’라는 이름의 기능을 만들어 개개인의 모바일이나 태블릿에 설치된 앱들의 리스트를 수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위터는 이번 기능이 개개인에 맞는 앱을 추천하고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맞춤형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라 주장하고 있다. 트위터는 앱 목록만 수집할 뿐 앱 내 데이터는 일체 수집하지 않는다며 고객이 맞춤형 환경을 원치 않는다면 설정을 조정해 정보 수집을 거부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트위터 이용자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경제 전문 잡지 이코노미스트의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달간 트위터에 접속하는 세계 인구는 약 2억8500만명에 이른다. 이러한 대규모 이용자들의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회사이익에 활용하려는 트위터의 행보에 이용자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출시한 기능은 따로 ‘스마트폰 설정’을 통해 방지해야 한다. 설정을 따로 하지 않으면 사용자 기기에 설치된 모든 앱 리스트 정보가 그대로 트위터에 누출된다. 아이폰 유저라면 설정에서 ‘광고 추적 제한(limit ad tracking)’ 기능을 ‘사용함’으로 설정해야 하고 안드로이드 폰 유저라면 ‘관심 기반 광고 옵트 아웃(Opt out of interest-based ads)’을 사용해야 한다.

이번 기능은 잭 도시 트위터 회장이 그간 보여 왔던 입장과 정반대 되는 행보이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잭 도시 회장은 지난 18일 처음으로 방한해 ‘이용자 정보 제공’과 관련된 질문에 “서비스 이용자 정보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트위터의 핵심 가치는 투명성”이라고 답했다. 또 “미국뿐 아니라 어떤 정부라도 이용자 정보를 요청해 오면 어떤 정보를 무슨 이유 때문에 요청했는지 외부에 자세히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트위터가 정체된 수익을 타개하기 위해 결국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트위터는 페이스북과 함께 SNS 열풍을 이끈 주역이지만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어 2011년 첫 실적 공개 이후 지금까지 적자를 내고 있다.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도 1억7500만 달러(약 18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