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가 나타났다"…셰익스피어 '퍼스트 폴리오' 발견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1-27 17:13 수정일 2014-11-27 17:13 발행일 2014-11-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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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칼레의 생토메르 도서관서 우연히 발견돼<BR>232권 20年 연구 라스무센 교수 "워터마크·오타 진짜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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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칼레에서 발견된 퍼스트 폴리오.(AP=연합)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격정적 비극과 시적인 대사는 수 세기를 지난 현재까지도 셀 수 없이 많은 장르로 이어져 오고 있다.

‘고운 건 더럽고 더러운 건 곱다. 탁한 대기, 안개 뚫고 날아가자.’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의 1막 1장에서 마녀들이 퇴장하며 내뱉는 말이다.

셰익스피어 생전에는 출판되지 않았던 이 ‘맥베스’를 포함한 그의 작품 18편은 그가 죽고 난 7년 뒤인 1623년, 그의 오랜 친구 존 헤밍과 헨리 콘델에 의해 출판됐다. 그 이전에도 그의 희곡이 간행된 적은 있었으나 이전의 여러 오류들을 바로잡은 최초의 판본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당시 약 750부가 인쇄된 이 ‘퍼스트 폴리오’ 작품집들은 230부 정도가 영국 도서관 등 영국과 미국에 보관중이다.

그런 그의 ‘초판 2절판(퍼스트 폴리오)’ 작품집이 최근 프랑스 북부의 옛 항구도시에서 발견됐다. 영국 BBC 등 주요 외신은 26일(현지시간)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년)의 최초 전집으로 1623년 출간된 ‘퍼스트 폴리오’가 프랑스 북부 칼레 근교 생토메르 도서관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문학 관련 전시회 준비를 하던 도서관 사서 레미 코르도니에르는 우연히 18세기에 만들어진 이 책을 찾았다. 그는 “제목이 포함된 표지를 포함해 여러 장의 페이지가 손상된 상태였다”며 “처음에는 작품집이 매우 낡아보였기 때문에 역사적인 가치가 큰 미확인 도서가 아닐까 추측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퍼스트 폴리오 전문가 미국 네바다대 에릭 라스무센 교수가 지난 22일 도서관 측에 보증서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책은 실제로 셰익스피어가 사망하고 난 7년 뒤인 1623년 출판된 것이 맞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세계에 현존하는 232권의 퍼스트 폴리오를 20여년에 걸쳐 조사해 이를 소개하는 책을 출판한 라스무센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책을 233권 째로 인정했다. 발견된 작품집은 워터마크가 사용된 흔적과 종이 속 오타를 통해 진짜임이 증명됐다. 그는 “퍼스트 폴리오는 19세기 이후 세계부자들이 소장하고 싶어 하는 절대적 가치를 지니게 됐다”며 “이번에 발견된 작품집은 10년 만에 발견된 퍼스트 폴리오”라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