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 한화 2조 빅딜 '선택과 집중'

서희은 기자
입력일 2014-11-26 19:17 수정일 2014-11-27 18:49 발행일 2014-11-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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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4개사 한화에 매각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이 ‘빅딜’을 단행했다.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딜이 될지 산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은 26일 석유화학 부문의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과 방산 부문의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를 한화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1조9000억원대에 달한다. 향후 경영성과에 따라 가격 조정이 이뤄질 수 있어 전체 빅딜 규모는 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과 한화는 한화 측이 올해 4~5월 삼성테크윈 사업부 인수를 삼성 측에 제안한 이후 6개월여에 걸친 협상 끝에 빅딜을 마무리했다. 삼성이 복수의 주요 계열사를 한꺼번에 패키지로 매각하는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이후 17년만에 처음이다. 삼성은 화학·방산 부문을 처분함으로써 그룹 구조를 전자, 금융, 건설·중공업, 서비스로 단순화했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미래 생존을 위해 어느 때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상황에서 사업성이 낮은 사업을 매각해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재원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는 삼성의 석유화학 및 방위산업 계열사를 인수하면 자산 규모가 37조원에서 50조원대로 늘어나 한진그룹(39조원)을 추월하고 재계 서열 9위로 올라선다. 또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인수함에 따라 2013년 기준 방위사업 부문 매출이 1조원 규모에서 약 2조6000억원으로 증가, 국내 방위사업 분야 1위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인수를 통해 18조원에 달하는 석유화학사업 부문 매출규모를 갖추게 돼 석유화학산업에서도 국내 1위 업체로 올라선다. 한화 측은 “이번 인수·합병으로 방위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의 위상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볼 것”이라며 “인수 대금 분납으로 재무적 부담도 줄여 큰 차질없이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두 그룹간 메가 빅딜로 이날 주식시장은 출렁거렸다. 매각되는 삼성테크윈 주식은 5050원(14.19%) 떨어져 하한가 마감했고 삼성테크윈이 10% 지분을 보유한 한국항공우주(KAI)도 4.29% 하락했다. 인수 주체인 한화도 1.27% 하락했고 한화케미칼은 보합으로 마쳤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이정훈 변호사는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 경쟁관계인 대기업 간에 이뤄진 M&A란 점에서 신선하다”면서도 “M&A를 하는 것이 꼭 효율적인 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구조조정시 발생할 수 있는 고용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 M&A시 기업과 근로자의 입장을 합리적으로 절충할 수 있는 제도나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M&A가 앞으로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해외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고 다국적 기업 등 해외 여러 기업들이 국내에 들어올 때 기존 회사를 인수해 투자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 외국 로펌들이 2016년 말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영업을 할 것이라 M&A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란 설명이다.
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