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 포스코특수강 인수 연내타결 힘들 듯

황현주 기자
입력일 2014-11-26 19:08 수정일 2014-11-26 19:08 발행일 2014-11-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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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본계약 노조반발로 보류<BR>포스코 노조 '고용승계 보장' '매각대금 10% 위로금 지급' 요구

세아베스틸과 포스코특수강의 인수합병이 조금씩 진전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포스코특수강 노동조합의 입장이 강경해 연내 티결은 어려울 전망이다. 양사는 당초 지난 20일 인수합병 본계약을 체결하려 했으나 포스코특수강 노동조합의 반발로 일시 보류됐다. 세아베스틸과 포스코특수강의 합병을 두고 업계는 연내에 합병 가능할 것이라고 점쳤다. 양사는 이 날 본계약 체결과 동시에 임시 이사회 등을 개최해 승인하려고 절차를 준비 중이었지만 합병 본계약을 체결조차 하지 못한 채 현재까지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본계약이 성사되지 못 한 이유는 포스코특수강 노조의 강한 반발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상철 포스코특수강 노조위원장이 이승휘 세아베스틸 부회장을 직접 만나 계약 연기를 요구했다.

포스코특수강 노조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이 부회장에게 노조와 합의 없이 계약을 성사시키려 할 경우 본계약이 이뤄지더라도 노사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이 위원장은 조업중단 등을 포함한 고강도 파업 가능성까지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특수강이 모그룹 포스코와 세아베스틸에 요구한 것은 ‘고용승계 보장’과 ‘위로금 지급’이다. 포스코특수강 노조 관계자는 “요구조건을 내세운 이유는 인수합병으로 인한 고용불안감 때문”이라며 “포스코와 세아베스틸 양사가 모두 근로자들에게 매각대금의 10%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포스코는 특수강 노조에 노조가 보유한 우리사주를 웃돈을 얹어 매입해주는 조건으로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제시했다. 포스코는 노조가 지난 2012년 4월 주당 2만8700원에 사들인 주식을 3만6000원대에 매입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와 관련, 포스코특수강 노조는 세금 등을 들어 강력하게 반발하며 애초 요구한 매각대금의 10%를 위로금으로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포스코가 최소 직원 1인당 5000만원 수준의 위로금을 지급해야 타당하다고 말하고 있다. 근로자 대다수가 삼미특수강 시절부터 회사를 위해 몸바쳐 일해온 사람들인데 그 공을 무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포스코특수강은 1997년경 IMF(국제통화기금) 때 무너진 삼미특수강이 쪼개져 분할되면서 일부는 현대비앤지스틸로, 일부는 포스코특수강에 편입됐다.

이에 대해 모그룹 포스코는 난감하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최대한 요구조건을 수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피력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합병으로 인한 고용불안은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당연하다”며 “위로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합병과 관련해 세아베스틸과 꾸준히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황현주 기자 foem82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