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겪는 전업카드사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4-11-25 15:40 수정일 2014-11-25 17:19 발행일 2014-11-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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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카드만 승승장구중…점유율 18% 발급 규모도 이미 추월해
수수료율 인하·대출 억제…당국 규제정책에 '꽁꽁'

카드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재의 위기를 겪고 있다. 정부의 규제가 계속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체크카드와 소액 결제가 크게 늘면서 수익성을 위협받고 있다. 계열은행을 끼고 있는 은행계 카드사와 그렇지 않은 기업계 카드사 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4년 3분기 신용판매 증가율은 4.7%로 2011년 3분기 19.1%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체크카드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체크카드 발급장수는 이미 신용카드를 넘어섰으며 2007년 4%에 불과했던 체크카드 비중은 올 상반기엔 18%까지 높아졌다. 최근 들어서는 신용판매도 주로 체크카드가 주도하고 있다. 체크카드를 제외한 순수 신용판매 증가율은 2014년 3분기 중 1.3%에 불과한 실정이다.

반면 카드사용이 일상화됨에 따라 결제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소액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며 2004년 10만원이 넘던 신용카드 평균 결제금액은 지난해 6만2000원대로 떨어졌다.

이처럼 정부 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과 소액결제 증가는 카드사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은 기업계 카드사로 하여금 은행계 카드사에 비해 불리한 경쟁을 유발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지선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카드사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며 “은행계 카드사는 자금조달과 대손 등 비용 부담이 적은 체크카드의 장점을 활용해 취급규모를 확대하면 마케팅 비용과 판매관리비 절감을 통해 이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기업계 카드사는 체크카드시장에선 경쟁이 어렵다”고 진단하며 “개별 카드사의 영업 현황과 시장지배력을 감안한 전략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소비지출 증가율 둔화와 더불어 각종 카드산업에 대한 규제는 카드산업을 악화일로에 빠지게 하고 있다. 수년간 계속된 규제정책은 카드산업을 코너로 몰아 넣는 주원인이었다. 실제로 정부는 2011년 이후 중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카드대출 억제 및 대출금리 합리화, 대손충당금 적립률 상향 등 카드사의 영업활동과 수익성을 제약하는 규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의 이익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에서는 여전히 카드사가 너무 많은 이익을 내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며 “계속된 규제로 카드사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