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2080년 '온난화 재앙' 닥칠수도"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1-24 16:50 수정일 2014-11-24 16:50 발행일 2014-11-2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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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산하 국제 금융기관 '세게은행' 보고서
지구 기온 4℃↑…남미 안데스 산맥 빙하 없어지고 해수면 58cm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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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은 해수면 및 지구 기온의 상승으로 2080년을 전후해 빙하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AFP=연합)<br>

영화 ‘투모로우(2004)’속 잭 홀 박사는 지구에 이상변화가 생길 것을 감지한다.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고 해류의 흐름이 바뀌어 결국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는 재앙이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처음 그의 발언은 무시당하지만 차차 지구는 이상기후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비행기가 이상 난기류를 겪고 우박으로 인한 피해가 속속 배출된다. 빙하가 녹아 거대한 재앙을 맞게 된다는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세계은행이 2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금 당장 줄이더라도 해수면 및 지구 기온의 상승으로 2080년을 전후해 남미 안데스산맥에서 빙하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고 이날 보도했다.

유엔 산하 국제 금융기관인 세계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산업혁명 전보다 현재 지구의 기온이 약 0.8℃ 올라간 채 유지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2080년 지구의 기온은 약 4℃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온 상승폭이 4℃에 달하는 최악의 상황이 닥칠 경우 해수면 상승폭은 58㎝까지 커진다. 거의 모든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로 인해 남미 내륙 지역의 빙하가 91~100% 가까이 손실되면 중앙아시아의 빙하 3분의 2 정도가 녹아 없어진다. 홍수나 산사태 같은 재해가 전 세계적으로 더 자주 발생하는 것은 물론 빙하 손실 지역에서는 마실 물도 부족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카트리나’ 같은 최고 등급의 허리케인이나 그보다 한단계 강도가 낮은 4등급 허리케인의 발생 빈도는 지금보다 약 80%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동유럽과 중앙아시아는 1년 중 60∼80일 동안 ‘산불 위험’ 상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유럽 발칸반도 지역에서는 1000명 중 1명이 이상고온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탄소 배출에 대한 부담금을 엄격하게 징수해 대체 에너지 개발을 촉진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농업기술을 개발해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며 “도시 내 에너지 효율이 높은 대중교통과 건물을 활성화시켜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불리는 중국과 미국이 2030년을 전후해 더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리지 않기로 했다. 미국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기준에서 26∼28% 줄이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