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예금ABCP로 자금 해외이탈"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4-11-23 19:27 수정일 2014-11-24 16:11 발행일 2014-11-2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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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
최근 기업들이 단기자금 조달을 위한 수단으로 위안화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 발행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ABCP 발행으로 인해 단기시장 자금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단기자금 조달시장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위안화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ABCP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단기시장 자금이 국내 기업이 아닌 국외기업으로 이전되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거주자의 위안화 예금 잔액은 지난 5월 113억 달러에서 지속적으로 증가, 9월에는 204억 달러(약 21조5000억원)를 기록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ABCP 등으로 유동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위안화 예금 연계 ABCP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에서도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상태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빠르게 늘고 있는 위안화 예금 연계 ABCP는 은행, 증권사의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수요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금융감독당국에서는 위안화 예금기관의 부실이나 위안화의 평가절하 등 환위험 노출로 인한 투자손실 가능성에 대해 투자자 주의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자금시장 측면에서도 국내 단기유동성이 해외예금 연계 ABCP를 통해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로 유출되는 현상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의 자금사정이 양극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자금이 ABCP 발행경로를 통해 해외기업의 자금조달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국내 기업자금 조달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국내 단기자금이 국내 자본시장이나 기업의 단기 유동성자금 조달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위안화 정기예금 ABCP와 같은 단기금융상품의 구조 및 공급과 관련된 사항을 전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