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국내는 좁다" 해외서 쇳물전쟁

서희은 기자
입력일 2014-11-20 16:26 수정일 2014-11-20 18:48 발행일 2014-11-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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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특수강 풀어 커진 현대제철…3분기 영업이익률 앞서<BR>포스코 中 전략기점 삼고 자동차강판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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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중국 광동 공장 전경.(사진제공=포스코)

적수가 없던 포스코에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품고 경쟁자로 등장했다. 국내 철강시장이 업계 1위 포스코와 몸집이 불어난 현대제철, 양강체제로 재편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1위 포스코는 현대제철의 공격적인 행보에 대응해 해외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권오준 회장이 취임 후 중국 해외 사업장에 두 차례 방문하는 등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에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운영 중인 만큼 이 곳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얻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 8.7%를 기록해 현대제철(9.5%)에 밀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포스코(6%)가 현대제철(5.1%)에 앞선 것과 대비된다.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포스코 측은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했을 때 생기는 영향에 대한 전략을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일환 포스코 철강사업전략실장(전무)은 “해외 글로벌 시장이 넓기 때문에 해외에서 수요처를 찾을 것”이라며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중국을 해외 전략 요충지로 삼고 있다. 포스코는 고부가 강종을 무기로 중국향 자동차강판 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권 회장이 취임 후 두 차례나 방문한 해외 사업장은 중국이 유일하고, ‘한중FTA’ 타결로 한층 돈독해진 양국 관계도 포스코의 중국 사업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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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멕시코 공장.(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는 중국법인인 ‘포스코차이나’를 설립, 중국 내 네트워크를 구축해 철강제품 판매과 신사업 개발을 추진중에 있다. 또 지난 10월에는 멕시코·인도·중국에 이어 태국에 자동차강판공장 착공식을 갖고 자동차강판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포스코는 현지화 전략, 고부가강종 양산 기술, 신제품 개발 강화 등을 통해 중국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특히 권 회장은 부가가치와 수익성이 높은 ‘월드프리미엄 제품 생산’으로 지속적인 경쟁력 구축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솔루션 마케팅’ 제공을 통한 판매와 생산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미 해외 곳곳에 진출해 있는 포스코와 달리 현대제철은 이제 막 날개짓을 하고 있지만 초반부터 예사롭지 않다. 포스코가 현지화 전략을 구사했다면 현대제철은 제품의 다양화·고급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봉형강 제품부터 자동차용 강판, 특수강까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급격히 변화하는 철강시장 환경에 맞춰 체질을 강화했다. 더불어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도 한 몫했다. 현대제철은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남미를 비롯해 아프리카, 중동 지역으로 해외 활로를 넓히는 중이다. 지난해말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을 합병한 것도 현대제철의 해외 진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또 우유철 현대제철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되면서 기술, 생산, 판매 등 전 분야에 걸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품질 경쟁력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군에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다른 제품과 차별화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무대에 국내 철강재의 기술과 품질을 알려 신규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어려운 철강 환경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과의 라이벌 구도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경쟁사가 늘어난 건 맞지만 포스코는 최근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판매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고 세계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