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인사하면 척추·목뼈는 '비명'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1-20 15:34 수정일 2014-11-20 19:06 발행일 2014-11-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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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60도 굽히면 30kg 압력
“내 마음 속에는 네가 한 조각 있고 난 그게 너무 고마워. 네가 어떤 사람이 되건. 네가 세상 어디에 있건 사랑을 보낼게” 영화 그녀(her)에서 남주인공 테오도르가 하는 독백이다. 테오도르는 미래 컴퓨터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진다. 운영체제와 가까워져 인격까지 부여하는 미래 세상.

영화 속 주인공처럼 운영체제와 플라토닉 사랑을 하는 사이까진 아닐지라도 현대인들은 스마트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며 살고 있다. 아침부터 회의 준비를 위해 만원 버스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파란 불빛을 쳐다보는 군상(群像). 물론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건 좋다. 하지만 앞으론 건강도 생각하며 ‘잘’ 활용해보자.

미 허핑턴포스트는 20일(현지시간) 케네스 한즈라즈 박사의 연구 결과를 인용, 스마트폰을 보기 위해 목을 심하게 구부릴 경우 압력이 목뼈에 가해져 척추측만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인간과 크기와 부피가 동일한 가상 모델을 컴퓨터로 만들었다. 그리고 각도에 따라 머리를 밑으로 구부릴 때마다 목뼈에 압력이 얼마나 가해지는지 측정했다.

조사 결과 각도에 따라 압력의 정도가 달랐다. 머리를 아래로 숙일 때마다 지구 중력에 의해 원래 무게 보다 훨씬 더 큰 압력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목을 15도 정도로 굽혔을 땐 목에 가해지는 압력이 12kg에 불과했지만 60도 정도로 구부렸을 땐 약 30kg 정도의 압력이 목뼈와 척추에 고스란히 전가됐다.

이미 과거에도 좋은 자세가 신체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나왔었다. 자세를 바로 하고 앉으면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이 생성돼 폭력, 충동, 중독 등 극단 행동을 조절하며 생기와 편안함을 조절할 수 있다. 또 바른 자세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도 줄여줄 수 있다. 바른 자세로만 앉아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한즈라즈 박사는 “스마트폰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사용하더라도 바른 자세로 하고 있는지 스스로 항상 점검할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