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레 줄어든 기술이전…2조원 넘게 '의미없는 투자'

박기성 기자
입력일 2014-11-20 16:38 수정일 2014-11-20 19:04 발행일 2014-11-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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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표 R&D '핵심기술개발' 사업 효율성 의문<BR>빈약한 실적에도 내년 사업예산 10% 인상 논란

산업통상자원부가 자동차, 소재, 로봇 등 주요 산업 분야별 8개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펼치고 있는 ‘산업 분야 핵심기술개발’ 사업이 빈약한 기술 이전 성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뿐 만 아니라 연구개발주체별 투자의 경우 출연연구기관이나 대학의 기술 이전 실적 또한 빈약해 성과 및 활용도 제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의 대표 R&D 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산업 분야 핵심기술개발’ 사업의 경우 지난 2010~2013년까지 총 2조 690억원의 정부 연구비를 투입, 총 2494개의 과제를 지원한 바 있다. 또 내년도 예산안 5187억6800만원을 투입키로 해 올해 예산 4728억5500만원보다 459억1300만원이 늘어난 9.7% 인상률을 나타냈다.

본래 이 사업은 그린카 등 수송시스템산업 핵심기술 개발을 비롯해 산업소재·제조 기반산업· 플랜트엔지니어링·로봇산업융합·바이오의료기기산업 등 총 8개 분야의 핵심기술을 개발하기 위함이다. 8개 핵심기술개발 사업화 성과는 지난 2010년 155건에서 지난해 225건으로 증가했으나 기술이전 성과는 130건에서 74건으로 감소현상을 보였다.

특히 플랜트엔지니어링 핵심기술개발의 경우 플랜트 및 엔지니어링 분야의 핵심·원천기술과 기자재 등을 개발하기 위한 사업으로 내년도 예산안이 전년대비 35억 4600만원(31.6%) 증가한 147억 6900만원 편성됐다. 그러나 이 사업은 지난 2010년 이후 사업화나 기술이전과 같은 기술 활용 성과가 전무한 상태다. 2010년부터 지난 8월까지 418억 원을 투입, 20개 과제를 지원하고 있는데 7개 과제가 지난해와 올해 종료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예산안이 31.6% 증가한 규모로 편성돼 이에 대한 감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또 산업융합산업핵심기술개발의 경우 정부연구비 10억 원 당 사업화는 2010년 0.19건에서 2013년 0.13건으로 감소했으며 기술 이전 역시 2010년 0.28건에서 2012년 0.07건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NT융합의 경우 정부연구비 10억 원 당 사업화가 2010년 0.20건, 2012년 0.25건에 이어 2013년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 사업의 예산을 심의한 국회 예산처의 한 관계자는 “플랜트엔지니어링 핵심기술개발과 같이 사업 착수 후 구체적인 성과 활용 실적을 확인하기 어려운 현재 시점에서 사업 예산을 확대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8개 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난해 연구개발주체별 투자 가운데 출연연구기관의 투자는 중소기업(33.3%)에 이어 2위(28.7%)를 차지하고 있으나 기술이전 성과는 2010년 8건, 지난해 7건으로 저조한 실정이다. 대학 역시 11.7%의 투자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기술이전은 지난 2010년 1건, 2012년 4건이었으며 2011년과 지난해에는 이전된 기술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들의 기술 이전 등을 통한 산업 R&D 성과와 활용도 제고 방안 마련 등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출연연구기관을 통한 산업 R&D 지원 방식의 개편 또한 시급하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