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도 갉아먹는 '무서운 정크푸드'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1-19 18:01 수정일 2014-11-19 19:26 발행일 2014-11-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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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팀 트랜스지방 피해 입증
한 괴짜 영화감독이 패스트푸드의 폐단을 몸소 체험하기로 결심한다. 한 달 내내 하루 세끼 패스트푸드 음식만 먹으면서 변하는 자신의 신체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 ‘슈퍼 사이즈 미(2004)’다. 주인공은 ‘맥(Mc)트림’과 ‘맥방귀’를 호소하고 몸무게가 순식간에 는다. 매사에 무기력하고 우울증 증상까지 보인다. 패스트푸드는 예상보다 훨씬 더 위험스러운 모습으로 일상에 자리잡고 있었다.

여기에 패스트푸드가 기억력을 손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새롭게 추가됐다. 영국 데일리익스프레스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대 연구팀이 고열량의 케이크, 튀김, 빵 등에 포함된 트랜스 지방이 기억력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진행됐던 패스트푸드와 비만, 당뇨, 심장 질환 등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 외에 기억력 감퇴와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 UC샌디에이고대 연구진들은 20대 젊은층, 중년층, 폐경 후의 여성 등 심장 질환을 겪지 않는 성인들을 골고루 모집했다. 연구진들은 연구 대상들을 몇 그룹으로 나눈 뒤 그룹별로 각각 다른 양의 패스트푸드를 먹도록 요구했다. 트랜스 지방의 섭취 정도에 따라 기억력 손상의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단어암기 테스트가 병행됐다.

연구 결과 트랜스 지방을 많이 섭취한 45세 이하 남성들의 기억력 감퇴는 심각했다. 이들은 트랜스 지방을 하루에 1그램 더 섭취할수록 평균 0.76개의 단어를 덜 기억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많은 트랜스 지방을 섭취한 사람들이 암기한 단어 수는 가장 적게 먹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단어 수보다 10% 적었다.

책임 연구자 비어트리스 골롬브 박사는 “트랜스 지방이 특히 젊은 남성과 중년 남성의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했다”며 “취업 준비를 시작하거나 이미 업무에 숙달된 이들에게 기억력 감퇴는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트랜스지방이 많이 함유된 쿠키나 비스킷, 라면, 아이스크림 등의 음식을 덜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미국심장학회과학총회(AHASS)에서 발표됐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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