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발효 후 아세안 수출입 품목 1500개 증가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14-11-19 14:26 수정일 2014-11-19 17:16 발행일 2014-11-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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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10년, 빛과 그림자] ③ 수출입 다변화
미국·EU·ASEAN 등 모든 FTA 체결국과의 교역 품목 다양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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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교역량 증대 외에도 수출입 양상이 다양하게 확장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출입 다변화는 크게 교역 품목 다변화와 수출 기업 다변화로 나눠볼 수 있는데, 한국무역협회는 미국· 유럽연합(EU)·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 모든 FTA 체결국과의 교역 품목이 다양해졌다고 밝혔다. 또 FTA 발효 이후 매년 신규 수출 기업 수도 늘고 있다. 

◇ 모든 FTA 체결국와의 교역 품목 다변화

지난해 우리나라가 칠레에 수출한 품목은 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에 따라 나뉜 HS코드 10단위 기준으로 1562개다.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이전 938개에서 624개(66.5%) 늘어났다. 이는 수출 품목이 연 평균 5.2% 증가한 것이다. 산업별로는 화학제품, 전기·전자, 금속제품, 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수출 품목 수가 많아졌다.

칠레로부터 수입한 품목도 FTA 발효 이후 연 평균 8.7% 늘어 지난해 386개를 기록했다. FTA 발효 이전에는 168개에 불과했다. 농·수산 식품의 경우 2003년 41개였던 수입 품목 수가 지난해에는 132개까지 늘어났다.

그 동안 수출 및 수입 품목 수가 모두 가장 크게 증가한 지역은 아세안이다. FTA 발효 전과 비교했을 때 수출 품목은 852개, 수입 품목은 672개 늘었다. 스위스·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 등 4개 나라로 이뤄진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은 수출 품목이 346개, 수입 품목이 312개 증가했다. EU와 미국은 교역 품목 수 자체가 많고 FTA가 발효 기간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입 모두 FTA 발효 이전에 비해 교역 품목이 200여개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뿐 아니라 서비스 교역도 늘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2000~2012년 대 미국 서비스 수지 변화를 살펴본 결과, 한·미 FTA 발효로 운송·지식재산권·기타사업 서비스에서의 양국 간 교역이 활발해졌다. 연구원은 다만 서비스 산업이 보통 점진적으로 개방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 효과가 아직 충분히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 중소기업의 FTA 활용으로 수출 기업 다변화

무역협회는 FTA 체결에 따라 수출 기업 수 자체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2004년 한·칠레 FTA가 발효된 뒤 10년 동안 우리나라의 대 칠레 수출 기업 수는 1363개 늘어 연 평균 11.1% 증가했다. 특히 매년 신규 수출 기업의 수는 총 수출 기업 수의 30~40% 가량을 차지했다. 수출 기업이 큰 폭으로 다변화됐다는 의미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2003년부터 이전 연도까지 대 칠레 수출 실적이 없다가 당해 연도에 수출 실적이 있는 신규 수출 기업은 매년 200개 이상이다.

미국과의 교역에서도 수출입 양상이 다양해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미 FTA가 양국 간 무역의 내연적 확장은 물론이고, 외연적 확장에도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역무역협정팀 김영귀 팀장은 19일 “내연적 확장은 기존에 수출하던 품목의 수출액이 늘어나는 것이고, 외연적 확장은 수출 품목이나 수출 기업의 다변화를 말한다”며 “기존에 수출하지 않던 것을 수출하기 시작하고, 새로운 기업이 수출하기 시작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FTA를 통해 수출입 다변화의 효과를 최고치로 끌어올리려면 중소기업의 FTA 활용도를 높이는 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과거 교역에 참여하지 않았던 중소기업들도 FTA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FTA가 고속도로를 닦아놓은 것이라면 이를 잘 이용하는 게 기업의 역할이고. 그것을 도와주는 건 정부의 몫”이라며 민관의 협력을 강조했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FTA 10년, 빛과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