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매각 이번주가 분수령

서희은 기자
입력일 2014-11-18 16:07 수정일 2014-11-18 19:17 발행일 2014-11-1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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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찰 한앤컴퍼니 인수 가격·조건 기대 못미쳐
올해 기업간인수합병(M&A) 최대 매물인 대한전선 매각 작업이 이번 주 중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선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 관계자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할지, 드롭(drop·유찰)을 선언할지 이번 주 중 채권단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앞서 하나은행이 지난 12일 매각 주간사인 하나대투증권-JP모건 컨소시엄을 통해 대한전선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국내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 1곳만 참여했다. 관심을 보이던 SG그룹과 글랜우드프라이빗에퀴티가 외면한 가운데 한앤컴퍼니가 제시한 가격과 인수 조건도 채권단이 회사측 요구에 상당히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원매수자(한앤컴퍼니)가 제시한 조건은 객관적으로 채권단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곤란한 수준”이라며 “특히 특정 채권은행에 매우 불리한 조건이 제시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앤컴퍼니는 채권단의 출자전환 대상 부채 7000억원과 골프장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과 관련한 우발채무를 감당할 수 없는 만큼 인수부담금을 더 줄여달라고 요구했으나 채권단 내에선 이런 요구에 부정적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다른 관계자는 “지난 14일 채권단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전달받았으며, 여기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다른 채권은행과 공유할 방침”이라면서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기는커녕 밑지고 팔라는 요구는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기류에 따라 하나은행이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 유찰을 선언할 경우 보호예수조치가 끝나는 내년 1월까지 대한전선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애초의 계획은 틀어진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순 없다”며 “팔기로 결정되면 나머지 절차는 의외로 쉽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전선은 지난 2009년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고 구조조정을 진행했으나 잔여 부채와 금융 비용 등으로 재무구조가 계속 나빠지자 지난해 완전자본잠식 위기에 놓였고, 창업주 일가는 경영권을 포기하는 데 이르렀다.

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