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년전 매머드 DNA 추출 성공…복원 현실화되나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1-17 15:36 수정일 2014-11-17 19:31 발행일 2014-11-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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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암생명연 황인성 박사도 참여
매머드

대학로에선 최근 ‘맘모스 해동’이라는 제목의 연극이 상영 중이다.

연극은 시체일지라도 과거 활기차고 역동적이었던 모습 그대로 보존돼있는 매머드를 현대인들의 꿈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박제된 공간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쳤던 매머드. 빙하기에 ‘생생하게’ 죽은 매머드가 정말 복원돼 살아 움직인다면 어떨까.

매머드가 실제로 냉동상태로 발견된 건 지난 1977년이다. 당시 러시아 우랄산맥에서, 태평양 연안에 있는 시베리아에서 매머드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과학계에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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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러시아 우스트얀스키에서 발견된 ‘유카’라는 이름의 아기 맘모스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예술회관에 냉동 상태로 전시돼 있다. (AFP)

이후에도 속속 매머드가 발견되고 있다. 2010년엔 러시아 야쿠티아 지역의 우스트얀스키에서 길이 3미터인 아기 매머드가 냉동상태로 발견된 바 있다. 지난해 시베리아 북쪽의 외진 곳에선 거대한 상아가 얼음 바닥을 뚫고 나온 현장이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지난해 발견된 이 매머드 시체를 복원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과학 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의 1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북동연방대 소속 과학자들은 시베리아 얼음 속에 묻혀 있다가 지난해 거의 완전한 형태로 발견된 매머드의 해부 및 DNA 샘플 채취 작업을 마무리했다.

현재까지 매머드 사체에선 게놈을 분석하고 복제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DNA가 추출되진 못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선 가능했다. 사체 발견 당시 붉은 피가 흘러내릴 정도로 보존상태가 완벽했기 때문이다.

한국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의 황인성 박사도 작업에 참여했다. 황 박사는 “지금까지 발견된 최고의 매머드 샘플 가운데 하나여서 매머드 복제의 꿈이 현실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이 탄소연대측정법을 이용한 결과 발견된 암컷 매머드는 4만여년 전에 생존했었으며 나이는 50대 중반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내장에 남아있는 찌꺼기와 박테리아 등을 분석한 결과 민들레나 미나리아재비 등의 초원 식물들을 먹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과학자들은 매머드의 뼈에 드러난 이빨자국을 통해 포식자가 이미 늪에 빠져서 죽었던 매머드의 살점을 뜯어 먹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동물 윤리적 관점에서 이번 연구에 대한 논란은 가라앉질 않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연구 과정에서 코끼리를 대용으로 쓰려고 하는 과학자들의 태도다.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고생물학자토리 헤리지 박사는 “매머드 복제를 위해 아시아 코끼리들이 대거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윤리적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진행하는 과학적 연구는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런던대의 잭 애쉬비 박사도 최근 트위터를 통해 “매머드를 복제하려고 하는 이유도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단순히 과학적 이슈를 만들기 위해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