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가 거래장벽 허물어…칠레 교역증가율 1.8%→50.6% 급증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14-11-17 15:50 수정일 2014-11-17 19:04 발행일 2014-11-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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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10년, 빛과 그림자] ① 교역량 증대
2013년 교역액 전년대비 증가율 체결국 2.9%↑ 비체결국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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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FTA 시대를 연 지 올해로 10년이 지났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면서 세계적으로 FTA가 확산된 데 비해 우리는 시작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FTA 로드맵을 만들어 추진했고, 현재 9건에 해당하는 47개국과의 FTA가 발효된 상태다. 이에 본지는 한국 FTA 10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그에 따른 빛과 그림자를 살펴보고자 한다. 총 8회로 계획된 이번 시리즈는 긍정적 효과 측면에서 교역량 증대, 경쟁력 변화, 교역 품목 다변화, 관세 절감 등에 대해 살펴보고, 부정적 측면에서 취약 산업 피해, 구조조정 비용, 대·중소기업 간 차이, 사회 통합 저해 등을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FTA 10년의 경제적 과실을 꼽으라면 단연 ‘교역량 증대’를 들 수 있다. 칠레와의 교역량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6.3% 성장했다. FTA 발효 전과 비교했을 때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칠레를 비롯해 스위스·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 등 4개 나라로 이뤄진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유럽연합(EU)과의 교역량도 증가했다. 국가 연합체 형태뿐만 아니라 미국, 인도, 페루, 터키 등 모든 FTA 발효국과의 교역량이 늘어났다.

◇ FTA 발효 이후 칠레와의 교역 4배 이상 늘어

우리나라가 처음 칠레와 FTA를 맺은 이후 최근까지 칠레와 교역한 금액을 보면 ‘괄목상대’라고 할 만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칠레와 교역한 금액은 71억2000만 달러다. FTA가 발효되기 전인 2003년에 양국의 교역액이 15억8000만 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373% 증가한 것이다.

우리나라와 칠레의 교역은 FTA를 발효하기 전에는 3년간 연 평균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FTA가 발효되자 두 나라의 교역은 급격히 늘어나 발효 후 3년간 연평균 50.6%, 5년간 35.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과 수입을 나눠 봐도 한국의 대 칠레 교역은 FTA 발효 이후 10년간 수출이 16.9%, 수입은 16.0% 늘어나는 등 고른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품목은 연평균 52.6% 늘어난 무선전화였다. 시멘트 수출이 34% 늘고, 자동차도 연평균 20% 이상의 수출 증가율을 보였다.

대 칠레 수입은 FTA에 따른 관세 철폐 효과가 큰 농·수산 식품 위주로 크게 늘었다. 이 중에서도 칠레산 포도와 와인의 수입 증가가 두드러졌다. 칠레산 포도와 와인 수입은 각각 10년간 연 평균 26.6%, 28.4% 늘었다. 이 밖에 돼지고기는 12.9%, 연어와 같은 냉동어류는 13.3% 증가했다.

이같이 높은 교역 증가율에 대해 한국무역협회는 우리의 대 중남미 교역 증가율을 웃돈 것으로 FTA 체결이 무역 증대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 FTA, 전반적으로 교역 증대시키는 효과

아세안과의 교역은 FTA 발효 이후 7년간 연평균 11.8% 늘었다. 수출은 14.4%, 수입은 8.7% 증가했다. EFTA와 인도, 페루 등과의 교역도 모두 10~24%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EU와의 교역은 1051억 달러로 2010년에 비해 13.9% 늘었다. 그러나 수출은 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무역협회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유로존 경기침체로 한국의 대 EU 수출 비중이 큰 선박 수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의 교역은 FTA 발효 이후 2년간 연평균 1.4% 늘어났으며, 수출은 5.1% 증가하고 수입은 3.5% 감소했다. 무역협회는 한·미 FTA 발효 후 대 미국 수출의 증가율이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 증가율 0.4%를 웃돈 것에 대해 FTA 발효가 어느 정도 기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제현정 연구위원은 17일 “최근 무역 트렌드가 어떤 한 변수만 갖고 분석하기는 힘들어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면서도 “전반적으로 봤을 때 FTA를 발효한 뒤에 교역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FTA 10년, 빛과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