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모자' 26억에 김홍국 하림 회장이 샀다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1-17 15:25 수정일 2014-11-17 16:22 발행일 2014-11-1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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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챙 접힌 이각모자 '나폴레옹의 상징'<BR>경매소, 예상보다 4배 비싸게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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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나 경매소 직원이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퐁텐블로에서 경매가 시작되기 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이각 모자를 전시하고 있다.(AP=연합)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상징과 같은 이각(二角) 모자가 한국인에게 낙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모나코 왕실이 소장해오다 경매에 내놓은 나폴레옹의 모자가 이날 프랑스 퐁텐블로의 오세나 경매소에서 188만4000유로(약 25억8000만원)에 한국인 수집가에게 팔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매소 측은 애초 낙찰 가격을 50만 유로(6억9000만원)로 예상했으나 4배에 가까운 높은 가격에 팔렸다. 경매소 직원 알렉상드르 지클로는 “나폴레옹은 당시 이 상징물이 위력을 갖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날 호주 일간 오스트레일리안은 한국 하림식품 가공업체의 김홍국(사진) 회장이 이각 모자를 샀다고 전했다. 김 회장 대신 경매에 참석한 이태균 관리자는 “회장님을 대신해서 오게 됐다”며 “하림의 개척자적인 정신과 이미지가 나폴레옹 모자와 상응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각 모자는 모나코의 현 국왕 알베르 2세의 증조부인 루이 2세가 수의사의 후손으로부터 직접 사들여 왕실 소장품으로 삼았다가 이번에 경매에 내놓았다. 양쪽으로 챙이 접힌 모서리가 있는 모자로 19세기 프랑스 등에서 유행했으며 나폴레옹도 썼다. 낙찰된 모자는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실제로 사용한 사람이 없어 새것처럼 보관된 상태다.

나폴레옹과 먼 친척 관계인 모나코 왕실은 이 모자와 함께 수십 개의 메달과 장식용 열쇠, 문서, 보석이 박힌 칼, 총알 구멍이 난 부대 깃발을 포함한 다양한 나폴레옹 유품을 함께 경매에 내놓았다.

나폴레옹의 모자 120개 중 현재 남아있는 모자는 19개뿐이며 이 가운데 2개만 민간인이 소장하고 있다. 민간에 팔린 또 다른 모자는 나폴레옹이 1814년 엘바섬으로 유배됐을 당시 쓰던 것으로 지난 1992년 스위스 제네바 경매에서는 760만원에 낙찰됐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