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수출하면 45달러 해외로

서희은 기자
입력일 2014-11-16 19:32 수정일 2014-11-16 19:32 발행일 2014-11-17 1면
인쇄아이콘
수출부가가치 유출률 중국의 2배
52
대한민국의 수출액이 외형상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해외로 유출되는 부가가치의 비중이 상당해 실속은 그리 크지 못하는 다소 충격적인 분석이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6일 ‘수출 부가가치 유출률의 국제 비교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1년 한국 수출의 부가가치 유출률은 44.7%로 미국, 중국, 독일, 일본 등 4개국 평균치(23.1%)의 두 배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1000달러 어치를 해외에 팔아 447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국내에 남는 돈은 553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산업 구조가 고부가·고기술화하지 못하고 중진국 발전 단계인 범용 제품 위주의 수출 구조가 지속되면서 부가가치의 해외유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비교 대상 4개국 중 일본은 이 비율이 18.7%에 그쳤고 미국 19.9%, 중국 23.3%,독일 30.5% 등 순이었다.

수출 업종별로 보면 석유·석탄 정제 및 핵연료제조업은 부가가치 유출률이 무려 88.2%나 됐고 화학(52.5%), 철강을 포함한 금속광물 제조업(47.7%) 등의 유출률도 높은 편이었다. 보고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수출에서 부가가치 유출이 큰 원인은 산업 구조가 고부가·고기술화되지 못했고 수출제품도 범용 제품 위주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원·부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단순가공하는 형태의 가공무역 비중이 높은 점도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소재나 부품 등 ‘허리산업’이 취약해 중간재와 자본재의 수입 의존도가 높고 기술 경쟁력이 취약해 기술무역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 연구위원은 “수출 부가가치의 국내 잔존률이 낮으면 미래 투자의 여력이 떨어져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킨다”며 “산업구조를 모방형에서 창조형 구조로 전환시키고 소재·부품의 수요 기업과 생산 기업 간 연계를 강화해 국산화 비중을 높이고 기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