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배구조 재편 SK그룹에 답 있다

김지호 기자
입력일 2014-11-16 17:31 수정일 2014-11-16 19:48 발행일 2014-11-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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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최태원 회장처럼…전자 분할해 지주회사 만든뒤, 이재용 부회장 최대주주 등극
②SK C&C처럼… 사물인터넷 등 미래동력 확보, SDS 역할 키워 그룹 핵심배치
삼성그룹이 삼성SDS를 상장시키며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가운데 삼성과 SK그룹이 결국 비슷한 모양새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배구조는 물론 IT(정보기술)서비스와의 융합을 통해 비슷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SDS 상장으로 삼성그룹이 SK그룹과 비슷한 지배구조를 갖출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의 지배구조 변화가 과거 SK 사례와 유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SK 사례는 오너 지분율을 극대화한 동시에 그룹 지배력을 공고하게 한 성공적인 지주회사 전환 사례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고 최종현 회장이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별세하자 최태원 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이뤄졌다. 지난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경영권 승계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삼성그룹과 유사하다.

SK그룹은 2006년 2조원을 들여 SK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후 SK와 SK에너지로의 인적분할을 하고 SK에너지 주식과 SK 신주를 교환했다. 이어 SK C&C 상장을 거쳐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고 최 회장의 경영권을 강화했다.

현재 삼성그룹은 제일모직이 삼성생명의 2대 주주로 바로 지주사로 전환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때문에 SK와 같이 삼성전자를 분할해 지주회사를 만들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현물출자해 지주회사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방안이 유력한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사업 측면에서 두 그룹의 핵심에 시스템통합(SI)업체인 삼성SDS와 SK C&C가 놓일 것이라는 점이 비슷하다. 삼성SDS는 삼성그룹에서 지배구조 상단에 놓여 있는 회사는 아니다. 하지만 의료-바이오 분야를 미래의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삼성은 원격진료,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사업 등 사물인터넷(IoT) 분야 성공을 위해 삼성SDS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특히 복잡하게 얽힌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삼성SDS가 이재용 삼남매의 현금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삼남매가 지주회사의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삼성SDS의 주가가 높아져야 하기 때문에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SDS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SK C&C가 지주회사인 SK를 지배하는 일명 ‘옥상옥’ 구조라는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불안한 지배구조로 SK C&C와 SK간 합병설은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그러나 주식담보대출을 받을 정도로 최 회장은 SK지분을 사들일 보유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자신이 최대 주주로 있는 SK C&C의 주가가 많이 올라야 합병에 유리하기 때문에 SK C&C에는 자연히 그룹의 모든 핵심 고부가가치 산업이 몰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S와 SK C&C 등 IT서비스 기업은 어느 사업과 연결해도 어색하지 않다”며 “앞으로 증시에서 IT서비스 산업 업체의 시가총액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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