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게임 많이 하면 폭력적인 행동 유발?…상관관계 거의 없다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1-11 17:20 수정일 2014-11-11 19:15 발행일 2014-11-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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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적인 게임이나 영화가 반드시 폭력적인 행동을 유발하지는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의 통념과는 정반대의 연구결과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스테트슨대의 최근 연구 결과를 인용해 비디오 게임이나 영화에서의 살인 장면 등 폭력적인 장면이 실제로 폭력을 증가시키지는 않는다고 보도했다. 폭력물과 폭력성의 관계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는 단기적인 차원에만 머물렀지만 이번 연구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둘 사이의 상관관계를 집중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테트슨대의 크리스토퍼 퍼거슨 교수는 미디어의 폭력성과 관련된 두 번의 연구를 진행했다. 첫 번째 연구에선 미국 살인범죄와 폭력적인 영화와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1920~2005년 사이 개봉했던 영화들을 대상으로 폭력의 빈도와 폭력성의 정도를 평가했다. 또 살인으로까지 이어졌던 폭력범죄들과 동시대에 개봉했던 영화 개수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분석했다.

조사 결과 폭력적인 영화와 살인범죄의 빈도와는 뚜렷한 관련이 없었다. 20세기 중반에 상관관계가 약간 나타났지만 1990년대 들어서는 오히려 반비례해 폭력적인 영화가 많을 때 살인 범죄의 빈도가 오히려 감소하는 형태를 보였다.

두 번째 연구에선 비디오 게임과 실제 폭력사건과 관계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미국게임물 심의기관인 오락소프트웨어등급위원회(ESRB) 기준에 따라 1996~2011년 사이에 인기 있었던 비디오게임의 폭력성을 평가했다. 또 폭력적인 게임이 출시됐던 기간에 맞춰 청소년 폭력 범죄 건수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비교했다.

조사 결과 게임 역시 마찬가지였다. 청소년들이 폭력적이면서 인기가 있는 게임을 해도 청소년 범죄 건수와는 관련이 없었다. 특정 게임에서 범죄가 줄어들었지만 상관관계가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퍼거슨 교수는 “아이러니하게 장기적인 연구 결과 폭력성이 높은 일부 게임을 하면 청소년 범죄가 오히려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져 새롭다”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