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심화, 美양적완화 종료, 中성장 둔화…한국경제 하방위험 더 커졌다

민경인 기자
입력일 2014-11-11 14:19 수정일 2014-11-11 17:18 발행일 2014-11-1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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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금리신호확실히하겠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주요국 중앙은행장 콘퍼런스에서 "세계 금융시장을 갑작스럽게 교란하지 않도록 금리 신호를 확실하게 보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엔저 심화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중국의 성장 둔화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외 여건의 불확실한 가운데 내수 회복세도 더뎌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최근 경기동향(그린북)’을 발표하면서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저물가가 지속하고 자동차 업계 파업 영향 등으로 경기 회복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한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KDI가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다’고 평가했던 지난달보다 다소 부정적인 평가다.

KDI는 최근 발표한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일부 지표가 소폭 개선됐지만 아직 한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10월 소매 판매는 휴대전화 번호이동자 수 감소와 백화점 매출 둔화세 지속 등으로 내구재· 준내구재가 부진한 가운데 비내구재는 일부 회복세를 보였다.

번호이동자 수는 단말기 유통 구조 개선법 등의 악재로 휴대전화 교체 수요 부진해 감소했다. 10월 번호이동 판매는 37만5000대에 그쳤다. 앞서 9월에는 62만6000대에 달했다.

10월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 늘어났지만 전월 10.4%에 비해서는 증가율이 둔화됐다.

백화점과 할인점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같은 달 백화점 매출액은 1년 전보다 0.9%, 할인점 매출액은 0.4% 감소했다.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은 10월에 7.5% 늘어 증가세를 지속했고 휘발유 판매량은 3.9% 늘어 증가세가 확대됐다.

9월 중 설비투자는 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건설기성은 건축 및 토목공사 모두 감소했다.

기재부는 3분기 전체로 볼 때는 경제가 세월호 사고 여파에서 점차 벗어나며 1분기 수준의 개선 흐름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대외 여건에 대해서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엔화 약세 심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기재부가 그린북에서 3개월 만에 엔저를 위험 요인으로 재분류한 이후 여전히 우리 경제의 위험요소로 남아있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경제 지표들이 회복의 속도와 추세를 고려한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부진하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또 KDI는 국내 금융시장도 미국의 금리 인상, 일본의 추가 양적 완화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기재부 측은 “대내외 경제동향과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대외 충격에 대한 선제적 시장 안정 노력과 리스크 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다”면서 “이와 함께 경기 회복 노력을 지속하면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구조개혁을 차질없이 추진해 경제 체질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경인 기자 mkibrd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