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美 대선주자 본격 시동…중간선거 딛고 떠오르는 잠룡들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1-10 14:50 수정일 2014-11-10 16:56 발행일 2014-11-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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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중간선거’ 참패로 버락 오바마 정부의 지도력 상실 현상이 가속화되고 가운데 미국 차기 대선에 참가하는 예비 후보자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중간선거에서 집중 조명을 받았던 후보자들은 2016년 대선을 향한 레이스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다. 그는 중간선거 기간 동안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18개 주를 다니며 민주당 후보 유세를 도우며 대권 도전에 사실상 시동을 건 모양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뉴햄프셔의 유권자들이 현장에서 클린턴과 만나 2016년 대선에 출마할 것을 권유했지만 그는 내년 1월 1일 이후에야 자신의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클린턴 전 장관은 민심을 외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이 4일(현지시간)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가장 선호하는 차기 대선 후보로 클린턴을 지목했다. 그는 응답자의 65%에게 지지를 받으며 바이든 부통령(13%)과 엘리자베스 워런(10%) 상원의원에 월등히 앞섰다.

마틴 오맬리 메릴랜드 주지사도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대선 주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오맬리 주지사가 아직 클린턴의 맞수가 되기는 어렵지만 클린턴과 부시 양대 구도에 신물 난 미국 유권자들에게 신선함을 줄 수 있는 후보라고 분석했다.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에선 아직까지 클린턴처럼 월등한 지지자가 없어 예비 후보자들 간 치열한 전쟁이 예상된다. ABC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들의 21%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차기 대선 후보로 지목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13%)나 랜드 폴 상원의원(12%),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12%) 등 다른 유력 후보들도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롬니 전 지사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3일(현지시간) 미국 폭스 뉴스 선데이 방송에 출연해 “현재 출마할 계획이 전혀 없으며 그 이상은 할 말이 없다”며 “올해가 공화당 해가 될지라도 내 계획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CBS에 출연해 동생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2016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설 확률을 50%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동생이 공직선거 출마를 결심하면 원하는 모든 것을 해줄 것”이라며 “클린턴 가문과의 재대결도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유력 후보인 랜드 폴(51) 상원의원은 중간 선거 무대에서 지원유세를 가장 왕성하게 한 인물이다. 영국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랜드 의원이 흑인들을 포함한 소수층을 포용하는 차별적 행보를 펼치며 공화당의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후보로 평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신문은 아이러니하게 민주당 진영의 아버지로부터 정치적 영향을 받아 당내 공화당 기득권 주류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