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134조…시중은행 기준 4년새 40조원 불어나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4-11-09 19:23 수정일 2014-11-09 19:23 발행일 2014-11-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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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조 늘어난 주택대출 이어 증가폭 2위
자영업자 대출이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수입이 줄어든 반면 비용은 갈수록 늘어 빚에 의존할 수밖에 업게 된 자영업자들의 처지가 반영된 결과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10월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34조원에 달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 2010년 말 94조원이었지만 2011년 말 104조원, 2012년 말 114조원, 지난해 말 124조원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63조원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하면 모든 대출 종류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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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을 제외한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시중은행들이 2008년 금융위기 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한 데다 일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전환한 탓에 2010년 말 157조원이었던 대출규모가 올해 10월 말에는 147조원으로 줄었다.

2010년까지 중소기업 대출의 60%에도 미치지 못했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올해 10월 말 중기 대출의 91%를 넘어섰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중소기업 대출을 추월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이미 자영업자 대출이 중소기업 대출 규모보다 더 커졌다.

자영업자 대출의 급증은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창업전선에 뛰어들었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매출은 줄고 창업·유지비용은 급증해 ‘빚더미’에 오른 현실을 반영한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평균 월 매출은 2010년 990만원에서 지난해 877만원으로 급감하며 3년새 매출이 대략 130만원 줄었다.

더구나 대기업의 외식 프랜차이즈 진출 등으로 식당 인테리어 등이 갈수록 화려해지면서 창업비용은 급증했다. 2010년 평균 7540만원이었던 음식숙박업 창업비용이 지난해 9230만원으로 3년새 무려 2000만원 가까이 늘었다.

결국 자영업자들은 빚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 가구의 평균 부채는 이 기간 7131만원에서 8859만원으로 24%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 대출 급증은 연체율 상승 등으로 이어져 은행 건전성에도 문제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 등이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