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증시에도…외국인 "IT 살아있네"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4-11-04 16:38 수정일 2014-11-04 17:51 발행일 2014-11-0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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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의 향방을 알 수 없는 안개 속 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의 정보기술(IT)업종을 향한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주식을 173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코스피지수도 17.78포인트(0.91%)하락한 1935.19로 마감했다.

외국인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시장에선 지난 2개월 동안의 매도 행진이 다시 시장에 돌아왔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달 실적발표와 일본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 대책 등 빅이벤트가 잇따랐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도 하루 걸러 하루씩 ‘사자’와 ‘팔자’를 반복하면서 국내증시도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요동치고 있다.

이처럼 불안한 증시상황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IT주를 집중 매수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기전자업종의 실적 악화로 주가가 조정 받았지만 실적개선이나 배당확대 가능성이 큰 종목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20일 이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2일 연속 ‘사자’로 이어가면서 보유 비중을 52.36%로 늘렸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1757억원), 삼성SDI(623억원), LG전자(502억원) 등 전기전자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 중소형주 중 IT관련주 비중을 높인 것도 눈에 띈다. 코스닥시장 종목 중 6월 말대비 외국인 보유 비중이 가장 크게 높아진 종목은 검사장비업체 고영이다. 공영의 외국인 지분은 4일 현재 39.71%로 6월 말 23.35%에 비해 16.36%포인트 높아졌다. 3분기 영업이익이 70억원으로 전년대비 50%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등 꾸준하게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같은 기간 IT부품주인 자화전자 비중도 16.47%에서 23.00%로 늘렸다. 산업용 모니터 생산업체 토비스의 시가총액대비 외국인 보유 비중은 3개월 새 1.50%에서 17.49%로 10배 넘게 올랐다. 유진테크와 유진로봇도 외국인 보유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진 종목이다.

심상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 초 18%에 불과했던 IT업종의 외국인 지분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성장성에 대한평가가 후하다는 의미”라며 “외국계 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IT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