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공습에 수출株 먹구름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4-11-03 17:39 수정일 2014-11-04 09:58 발행일 2014-11-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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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 매도세에 코스피 11.46p 급락
현대차 16만원 붕괴… 금융은 강세
코스피1,950선으로`후퇴`
일본 엔화 약세로 대형 수출주들이 직격탄을 맞아 코스피가 1950선까지 밀려났다.(연합)

바닥권 반등에 성공했던 코스피가 일본 엔저 우려에 다시 주저 앉았다. 지난 주말 일본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 발표로 국내 기업 및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1.46포인트(0.58%)하락한 1952.97에 마감했다.

글로벌 증시의 급반등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던 코스피가 실적시즌 중반을 넘어서며 1960선을 회복, 2주 연속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반등탄력은 오래 가지 못했다.

BOJ의 추가 양적완화 발표로 엔화약세에 기름을 부어 국내 수출기업과 증시가 동시에 타격을 입은 것이다. 지난 31일 BOJ는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본원통화 규모를 연간 60조~70조엔에서 80조엔 규모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표면적으로 일본 경제 회생을 위한 정부지원 성격이 강하다. 2% 물가 목표 달성이 요원한 상황에서 BOJ가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추가 완화를 발표해 물가 상승률을 움직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의 이러한 조치로 글로벌경제는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는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1.13% 치솟는 초강세를 보였다. 미국 양적완화 종료로 우려됐던 유동성 공백을 메워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심리를 회복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증시는 4.83% 급등해 정책 기대감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그러나 이번 일본 정부의 조치가 글로벌증시에는 호재가 됐지만 국내증시에 미칠 부담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엔화약세, 달러강세의 위력에 한국은 이도저도 안되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일본증시의 강세 압력이 커지는 동시에 국내 수출주에 대한 투심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 국내 코스피지수는 3일 개장 직후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에 하락 마감했다. 여기에 일본과 치열하게 경합하는 자동차주인 현대차는 8거래일만에 재차 16만원선이 깨졌고 현대모비스, 기아차도 각각 4%, 5.57%의 낙폭했다.

문제는 국내증시의 단기 변동성 확대 우려다. 장기적으로 일본의 양적완화 추진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의 중앙은행을 압박해 추가 금리인하를 비롯한 정책 기대감을 자극할 수도 있지만 엔저 확산에 따른 일부 업종의 부진은 피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엔저 국면에서 강세를 보인 금융과 지주사, 철강업종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