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으로 '뇌 나이' 측정 치매·뇌졸중 막는다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1-03 17:34 수정일 2014-11-03 21:47 발행일 2014-11-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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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공공의료팀 시스템 개발 화제
평소 운동량부터 음주·흡연여부로 뇌 노화 수치화
매일 술마시고 운동 않고 흡연땐 20년 더 빨리 노화
중·장년층의 몸무게, 생활습관,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측정해 뇌 나이를 알려주는 ‘개인 맞춤형 시스템(Personalized tool)’이 개발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일(현지시간) 생활방식 및 진료기록을 종합적으로 분석 가능한 컴퓨터 기반 프로그램을 영국 공공의료팀(PHE)이 개발해 뇌 나이 측정이 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중·장년층의 치매예방은 물론 심근경색, 뇌졸중 등에도 대비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등장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공공의료팀은 생활습관이 치매를 발병시키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연구를 진행했다.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등 ‘진료기록’도 중요하지만 평균 운동량, 음주습관, 흡연여부 등 ‘생활방식’을 파악하는 것을 치매예방을 위한 열쇠로 인식한 것이다.

이렇게 개별화된 시스템을 적용해 연구팀은 중·장년층 개개인의 뇌 나이를 확인하고 실제 나이와 비교한 뒤 치매 예방을 위한 진단 및 조언까지 제시 가능한 방법을 만들어 냈다.

신문은 이 시스템을 통해 매일 술을 마시고 운동은 거의 하지 않는 40세 남성 흡연자의 뇌 나이가 술도 자주 마시지 않고 비교적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40세 남성 비흡연자의 뇌 나이보다 1.5배 더 노화됐다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나이에 비해 20년 이상 노화된 뇌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고 경각심을 갖게 된 사람이 치매를 포함한 다른 질병까지 예방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뇌 나이 측정과 동시에 치매 발병률을 낮추고 건강한 생활방식을 시작하기 위한 처방도 제공된다.

영국 자선단체 ‘알츠하이머 소사이어티’ CEO 제레미 휴스는 “우리도 영국 공공의료팀이 이 시스템을 상용화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으려 한다”며 “기억력 감퇴와 관련된 질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진단과 처방”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안된 프로그램은 사람들이 과거 진료기록을 토대로 정확하고 구체적인 진단을 ‘즉시’ 얻을 수 있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PHE 소속 찰스 알레시 박사는 “나에게만 해당하는 정보를 직접 얻게 되면 사람들은 더 주의를 기울이려는 경향이 있다”며 “본인의 뇌 상태가 실제로 어떤 상태인지 듣게 된 사람이 이를 무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스스로의 삶을 사람들이 직접 통제하고 질병을 막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고안된 ‘개인 맞춤형 시스템’은 현재 향후 몇 달간 테스트를 더 거칠 것으로 계획됐다. 성공적인 결과가 입증될 경우 앞으로 영국 전체에 상용화될 예정이다.

연구를 진행한 알레시 박사는 “40~74세라면 누구나 제공받는 건강검진제도의 일부처럼 시스템을 일반화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영국 공공의료팀은 현재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대 연구진과 함께 장치의 세부적인 부분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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