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다하우 강제수용소 간판 실종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1-03 16:07 수정일 2014-11-04 09:35 발행일 2014-11-0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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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간판 (AFP=연합)

나치당이 세운 독일 최초의 정치범 강제 수용소 ‘다하우 강제노동수용소’에서 ‘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Arbeit macht frei.)’문구가 새겨진 간판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주요외신은 2일(현지시간) 나치 독일 시대 악명 높았던 다하우 강제노동수용소 철제 정문 위에 달린 간판과 함께 출입문 전체가 사라져 독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간판과 함께 세로 190.5㎝, 가로 93.9㎝의 출입문을 지난 2일 밤 누군가 떼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간판은 그동안 나치 독일 시대의 잔악함을 역설적으로 상징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다하우 강제노동수용소는 1945년 나치 독일 패망 이후 나치 독일의 잔학상을 알리는 기념관으로 바뀐 상태다.

다하우 수용소 기념관장 가브리엘레 하머만은 “당시 수용자들의 수난을 대표하는 상징물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범인을 밝혀내기 위해 사설 경비 업체가 수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1933년 독일 남부에 개설된 다하우 강제노동수용소에 과거 30개국 이상 40만명의 죄수들이 수감됐었고 그 중 유대인이 30% 이상을 차지했었다고 보도했다.

나치 체제에 반대하는 정치범, 종교인, 유대인들은 수용소에서 갖가지 인체 실험과 강제 노동을 겪어야 했다. 이를 통해 1945년 4월 29일 미군이 해방할 때까지 4만명 이상의 죄수들이 이곳에서 숨졌다.

한편 지난 2009년 폴란드에 있는 아우슈비츠 강제노동수용소 정문에 달린 ‘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간판도 도난당한 적이 있다. 나치주의의 현대판 버전인 네오나치즘을 우상시하는 스웨덴인 1명과 폴란드인 5명이 사건의 공범으로 드러났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