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명 모인 곳에서…파키스탄 자폭테러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1-03 16:05 수정일 2014-11-03 17:50 발행일 2014-11-0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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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테러범, 몸에 두른 폭약 터트려<BR>국경검문소에서 발생…120여명 다쳐

인도와 인접한 파키스탄 동부 라호르 인근 국경검문소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55명이 사망했다.

영국 BBC는 3일(현지시간) 현지 경찰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도와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 동부 라호르 인근 와가 국경검문소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55명이 숨지고 120명 이상 다쳤다고 보도했다. 와가 검문소는 파키스탄과 인도 간 주요 육상통로로 양국 사이에 대규모 교역이 이뤄지는 곳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자폭 테러는 2일(현지시간)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의 손자 이맘 후세인의 순교를 애도하는 아슈라(이슬람 시아파의 최대 종교 행사) 도중에 발생했다. 대규모 행사로 시민 8000여 명이 참석했고 파키스탄 전역에 비상 경계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자폭테러 희생자 중에는 2명의 무장순찰대원, 여성, 어린이가 다수 포함됐다. 아즈말 부트 경찰간부는 “10대로 보이는 자살폭탄 테러범이 자신의 몸에 두르고 있던 폭약을 터트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민 와인스 라호르 경찰국장도 “관중이 와가 검문소에서 구경을 마치고 발길을 돌리고 있을 때 폭발이 있었다”며 “볼베어링들이 현장에서 발견돼 사고와 관계가 있는 지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테러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 파키스탄 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알카에다와 연계된 무장세력들이 이번 사고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각각 주장해 혼선이 일고 있다.

파키스탄탈레반(TTP) 분파의 압둘라 바하르 대변인은 “지난해 미국 무인기 공격으로 숨진 자파 지도자 하키물러 메흐수드의 복수를 위해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TTP에서 이탈한 자마트 울 아흐라르 분파도 자신들이 테러의 배후 단체라고 나서고 있다. 에흐사눌라 에흐산 대변인은 북와지리스탄에서 진행 중인 정부군의 소탕작전으로 사망한 동료 대원의 복수 차원에서 자폭테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므란 칸 파키스탄 야당 의원은 이날 BBC를 통해 “이번 폭발 사고는 명백한 테러 행위로 인해 발생됐다”며 “와가 국경검문소에서의 자살 테러 공격이 국민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고 밝혔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