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당장 안 줄이면 2100년 생물 절반 멸종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1-02 17:23 수정일 2014-11-02 19:10 발행일 2014-11-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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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서 "화석연료 사용량 90% 감축 안하면 평균기온 5도 오르고 해수면 82cm 높아져
인류도 정상적 생활 영위하기 힘들어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량의 90%를 지금 당장 줄이지 않으면 오는 2100년 지구 전체 온도가 연평균 5도 정도 상승해 생물종의 50% 이상이 멸종되고 인류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유엔 보고서가 공개됐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BBC 등은 유엔 산하기관인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가 작성해 다음달 초 발표예정인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IPCC 보고서는 기후변화 관련 대책을 위해 지난달 2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80여개국의 관련분야 학자 800여명이 그간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내린 결론을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류가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제어하지 못하면 지구 기온은 86년 뒤 4.8도 올라가며 해수면도 82㎝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기후변화로 기온이 2도만 상승해도 연간 세계경제 손실액이 전 세계 소득의 0.2~2.0% 수준까지 이를 수 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저자 중 한 명인 밀레스 앨런 옥스포드대 교수는 “이 보고서는 현재 진행 중인 지구 온난화라는 인재가 인간과 지구에 상당한 위험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해주는 것”이라며 “당장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심각한 위기에 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텔레그래프는 하지만 세계 각국이 지금이라도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에너지 효율 증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면 2100년 온도 상승폭을 5도에서 2도 정도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라젠드라 파차우리 IPCC의장은 “인류가 절박한 상황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속가능한 기후변화 협약 마련을 추진한다면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호주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기업에 재정 지원을 하는 법안이 상원을 통과했다. 호주 상원은 기업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직접 행동(Direction Act)’ 계획 법안을 가결했다. 탄소세 없이 배출량 감축 목표를 이룰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와 관련해 “기후 변화에 관한 정치적 개혁이 시급하다”는 기후 변화에 따른 경제 비용 분석 전문가 니콜라스 스턴의 말을 인용해 전 세계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이 더 적극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보도했다. 코니 헤데가르드 EU 기후변화 담당 집행위원도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이 구체적이면서도 강력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모범을 보여야 중국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동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