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적완화 세계경제 어떤 영향 미치나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0-30 16:06 수정일 2014-10-30 16:22 발행일 2014-10-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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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9일(현지시간) 성장 자신감을 바탕으로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종료함에 따라 세계 경제시장에서는 환율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결정에 따라 미국은 통화정책 정상화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지금까지 세계경제를 지탱해왔던 달러화 방출이 사실상 중단되면 각국 금리인상이 시작돼 국제 경제시장에서 ‘슈퍼 달러’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달러 유동성이 양적완화 때보다 줄어 달러 가치가 상승, 투자자들이 현재 수익성은 낮으나 안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달러를 확보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당분간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일본도 빠르면 내년 3월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작 될 수 있다고 예측해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0일(현지시간) 엔화 약세가 한층 더 강해질 것이나 다소 제한적인 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신문은 ‘향후 달러 매수가 확대될 전망인 반면 엔화는 일본의 추가 금융 완화 예상 속에 매도세가 강해질 것’이라며 곧 엔화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회의 직후 낸 성명에서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향후 각종 경제 지표에 근거해 인상 시점과 속도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재 예상하는 고용·인플레이션 목표치에 지표가 더 빨리 진입하면 금리 인상도 현재 예측하는 시기보다 앞당겨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성명에서 “최근 미국 경제는 서서히 성장하고 있다”며 “노동시장 환경도 어느 정도 개선돼 노동 자원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점차 줄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08년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불어닥치자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4조4800억달러(약 4701조원)를 시장에 풀며 양적완화 정책을 시작했다. 연준은 2010년 11월 2차 양적완화(QE2)에 이어 2012년 9월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과 고용시장의 더딘 회복세에 따라 3차 양적완화(QE3)를 진행했다. 연준이 3차 양적완화를 통해 시중에 푼 자금은 1조7000억달러이며 1차 양적완화 시기부터 따지면 총 4조5000억 달러에 가깝다.

현재 미국 분기 경제성장률은 3차 양적완화 이전 1%대였다가 최근 반등해 올해 2분기에는 4.6%까지 올라섰다. 또 2009년에 10%에 육박하던 실업률은 5.9%로 하락했다. 연준의 경기 부양책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음을 보여주지만 아직은 개선 신호가 미약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문은 미국과 함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실시했던 유럽과 일본은 여전히 양적완화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6월부터 마이너스 예치금리 상태를 보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은 지금까지 발표된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올해 12월 회사채를 추가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앞으로도 통화 완화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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