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재선 성공 "첫 여성 대통령 4년 더"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0-27 15:30 수정일 2014-10-27 22:04 발행일 2014-10-2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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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 표차…접전, 2003년부터 이어진 노동자당 집권연장<BR>"불평등완화, 소득분배 강화의 1기 정책 이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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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에 성공한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왼쪽)이 26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의 강력한 지지자로 활약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AP=연합)

26일(현지시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집권 중도좌파 노동자당(PT) 후보인 지우마 호세프(66·여)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이날 밤 10시50분께 브라질 연방선거법원의 최종 개표 집계 결과 호세프 대통령이 득표율 51.64%를 얻으며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노동자당의 집권을 4년 더 연장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중산층 강화를 내걸었던 중도우파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아에시우 네비스(54) 후보는 48.36%로 호세프 대통령에 패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재선이 확정되고 나서 “이번 대선 결과는 더 나은 정부를 만들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며 브라질의 발전을 위한 단결을 촉구했다. 그는 “불평등완화와 소득분배를 강화하던 1기 정부 정책을 이어 가겠다”는 다짐을 내비쳤다.

보도에 따르면 호세프와 네비스의 표 차이는 300만 표에 불과해 이번 대선은 1989년 이후 25년 만에 가장 치열한 선거로 기록됐다. 1989년 대선은 노동자당이 대선에 처음으로 후보를 낸 선거였다. 당시 노동자당에서는 노동운동 지도자 출신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가 후보로 나섰다.

룰라는 당시 여론조사에서 줄곧 지지율 1위를 달렸으나 부패 청산을 내걸며 ‘브라질의 케네디’로 불리던 국가재건당(PRN)의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후보에게 아쉽게 역전패했다. 득표율은 콜로르 53,03%, 룰라 46,97%였다. 표 차이는 400만 표였다.

이후 2002년 대선 결선투표에서 첫 승리를 거머쥔 룰라는 재선에도 성공해 8년 동안(2003~2010년) 브라질 정부를 이끌었다.

한편 호세프는 2001년 노동자당에 입당하며 룰라와 인연을 맺었으며 2003년 1월 룰라 대통령 정부 출범과 함께 에너지부 장관에 임명됐다. 그는 2010년 대선 이전까지 선거 출마는 물론 노동자당에서 당직을 맡은 적도 없었으나 룰라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브라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기록을 남겼다. 그는 2002년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룰라의 당선 소감 “희망은 두려움을 이긴다”는 외침을 본떠 지난 6월 당 대회에서 “희망은 증오를 이긴다”를 올해 대선의 슬로건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내년 1월1일 새 정부를 출범시키며 집권 2기를 맞는다. 앞으로 브라질 경제가 성장 동력을 회복할지 아직까지 미지수인 가운데 호세프가 지역간·계층간 갈등을 완화해 사회통합과 국가적 성장을 이뤄낼 지 주목된다.

그동안 호세프 대통령은 외환시장 개입, 보조금 정책 등을 통한 에너지 가격 통제 등으로 물가를 관리해 정부 개입이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브라질의 물가상승률은 이미 중앙은행 목표치를 훨씬 넘어섰으며 경제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침체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