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엔진 달고 일본차 질주…한국차 긴장·독일차 비상

안정주 기자
입력일 2014-10-26 13:33 수정일 2014-10-26 19:26 발행일 2014-10-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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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자동차' 한국시장에 먹힐까
렉서스 nx 300H
도요타 렉서스 NX 300h

엔저 효과를 등에 업은 일본차가 나날이 승승장구하는 반면 국내 완성차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이 대대적 판촉 공세를 펼치고 있어 이들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국내 자동차업계는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에 처해있는 실정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4일 “도요타의 올해 상반기(4∼9월) 연결영업이익은 1조3000억엔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 늘어난 수치다.

마쓰다는 전년 대비 40%가 증가한 1000억엔, 닛산자동차는 2600억엔(17% 증가), 후지쓰도 1700억엔(13% 증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그러나 일본 자동차 업계에 비해 현대·기아차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24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648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18% 급감한 수준이다. 기아자동차 역시 현대차에 이어 3분기 영업이익이 56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하며 2년 만에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엔화가치 하락으로 엔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일본 자동차업계는 엔저를 기회삼아 해외 및 국내시장 공격에 나섰다. 그 동안 국내시장의 수입차 점유율 비중은 독일차가 가장 높았지만 일본차는 이번 엔저를 한국시장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브랜드는 그동안 적자가 지속된 것은 물론 점유율도 크게 하락했다. 2010년 26.4%이던 수입차 시장 내 일본 브랜드 점유율은 올 상반기 11.8%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닛산 캐시카이
닛산 캐시카이

먼저 도요타는 올 하반기에 출시할 렉서스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NX와 고성능 모델 RC 등 신차를 전면에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계획이다. 여기에 올해 연말 출시가 예상되는 신형 캠리도 수입차 시장에서 한 몫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닛산은 상반기 인피니티의 ‘Q50’이 일으킨 판매 호조를 하반기에는 닛산의 캐시카이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며, 혼다코리아는 하반기 신차 출시 계획은 없지만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의 현대·기아차는 새롭게 개발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와 신형 하이브리드차로 엔저 효과로 공격해오는 일본차 업체들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오는 30일 준대형 신차 아슬란을 시작으로 다음달 LF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는 등 내수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1.6 터보’ 엔진을 장착한 LF쏘나타를 출시한고, 중국과 유럽시장에서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ix25와 해치백인 신형 i20가 실적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내년에 투싼과 아반떼 신차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라며 “신차가 나오면 수익성과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이 사장은 “엔진 다운사이징 추세에 맞춰 쏘나타에 터보엔진을 적용한 모델과 GDI엔진을 적용한 모델을 내놓겠다”며 “차세대 파워트레인 개발도 거의 완료돼 이를 장착한 차량도 앞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속되는 엔저현상을 기회로 삼겠다는 일본 자동차업계의 전략과 신차로 대응하는 국내 업계의 대결에서 누가 미소 짓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lf쏘나타 하이브리드
현대자동차 LF쏘나타 하이브리드

안정주 기자

gwyneth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