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주' '경주' '만추'…다시 만나는 다양성 영화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4-10-20 18:36 수정일 2014-10-21 16:46 발행일 2014-10-2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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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공주'(사진제공=시네큐브)

2014년은 다양성 영화가 주목받은 해다. 다양성 영화는 작품성, 예술성이 뛰어난 소규모 저 예산 영화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꾸준한 입소문에 중·장년 관객까지 흡수한 영화 ‘비긴 어게인’은 관객 수 330만을 돌파하며 ‘아트 버스터’란 신조어를 낳기도 했다. ‘비긴 어게인’외에 ‘her’, ‘족구왕’, ‘한공주’ 등 다양한 작품이 큰 인기를 얻었다.

개봉일을 기다리다 혹은 상영하는 극장을 찾지 못해 놓쳤던 다양성 영화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다양성 영화를 전문 상영하는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시네큐브는 23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2014 한국예술영화의 별들’ 특별전을 개최한다.

특별전에선 뛰어난 연출력으로 세계적인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기성 감독부터 한국 영화계의 유망주로 떠오른 신예 감독의 작품까지 총 8편이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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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경주'(사진제공=시네큐브)

◇세계가 인정하는 거장과의 만남

23일 오전 10시 20분. ‘망종’, ‘만강’ 등의 작품으로 세계 영화제를 석권한 장률 감독의 ‘경주’가 관객을 만난다. 배우 박해일, 신민아 주연의 ‘경주’는 올 6월에 개봉한 작품으로 경주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의 수상하면서도 설레는 1박 2일을 담았다.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은 일본 배우 카세 료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영화는 인생에서 중요했던 한 여인을 찾기 위해 한국을 찾은 모리(카세 료)의 서울 여정을 그렸다. 무녀 ‘김금화’의 삶을 담은 박찬경 감독의 영화 ‘만신’과 학교 폭력으로 상처받는 아이들을 그린 이송희일 감독의 ‘야간비행’도 관객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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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추'(사진제공=시네큐브)
◇주목할 만한 신예들

“전 잘못한 게 없는데요.” 다른 어떤 설명보다 이 한 문장이 무겁게 가슴을 누른다. 이수진 감독의 영화 ‘한공주’는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전학을 간 공주(천우희)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가려는 고군분투를 그렸다. 피해자보다 떳떳한 가해자, 문제해결보다는 은폐하려는 학교. 지난 4월 개봉한 ‘한공주’는 22만 관객을 돌파하며 주목받았다.

다양성 영화라고 모두 어둡고 무거운 것은 아니다. 족구공 하나에 목숨 거는 20대 청춘들의 사랑과 낭만을 유쾌하게 풀어낸 우문기 감독의 ‘족구왕’은 올 여름을 뜨겁게 달군 화제작이다. 볼수록 빠져드는 주인공 만섭(안재홍)의 행동에 웃다 보면 어느새 족구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역이민을 온 한 가족의 특별한 선택을 담은 박문칠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마이 플레이스’는 꾸미지 않은 담담한 시선이 인상적이다.

다시 보고 싶은 다양성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작품이 2011년 김태용 감독이 리메이크한 ‘만추’다. 김 감독을 매혹시킨 탕웨이의 아름다움을 스크린으로 다시 만날 수 있다.

한국영화의별들

시네큐브 최경미 차장은 “그동안 다양성 영화 시장이 국외 작품 중심이었는데 올해는 국내에서도 좋은 작품이 많이 소개됐다”며 “다양성 영화도 인기 있는 작품에만 관심이 쏠리는 현상이 있다. 특별전이 폭넓게 다양성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한다. 이번 특별전 관련 자세한 사항은 시네큐브 홈페이지(www.icinecube.com)에서 확인 할 수 있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