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기준금리 인하에 '제밥그릇' 챙기기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4-10-19 18:48 수정일 2014-10-19 20:16 발행일 2014-10-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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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CMA 0.25%p 내려 연1%대 신용융자금리는 그대로<BR>은행 정기예금 우대금리 낮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르기도
은행과 증권 등 금융사들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인하를 핑계로 수신금리나 예금의 우대 금리를 무더기로 낮췄다. 그러나 정작 대출금리는 내리지 않는 등 폭리로 수익 극대화에 집중하는 행태를 보여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직후 10개 증권사 모두 CMA 금리를 0.25%포인트 내렸거나 내리기로 했다. 이로써 증권사들의 CMA 금리는 지난 2009년 2월 이후 5년 8개월 만에 1%대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증권사가 신용융자에 적용하는 신용융자금리를 인하한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개인투자자들은 CMA 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데다 신용융자에 적용한 고금리까지 더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시중은행들 역시 정기예금 금리를 낮췄다. 특히 기본금리 외 우대금리를 대폭 내려 시장금리의 하락분보다 예금금리를 더 낮췄다.

국민은행의 ‘국민수퍼정기예금’(1년 기준) 최고 금리는 연 2.6%(기본금리 연 2.3%)였지만 현재는 연 2.18%(기분금리 2.1%)에 불과하다. 0.3%포인트였던 우대금리를 0.08%포인트로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우대금리를 축소했다는 입장이지만 우대금리가 큰 폭으로 축소되며 서민들의 금리 혜택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예금 우대금리는 축소했음에도 불구 대출 가산금리는 소폭 낮추거나 오히려 인상했다.

금융당국의 고정금리대출 확대 정책, 은행들의 자의적인 금리 조정 등으로 인해 서민들이 금리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셈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금융사들의 이 같은 행태는 금리 인하를 통해 채무자 부담을 덜어내고 소비를 유도하려는 정부 정책에도 역행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기에 즉각 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