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설탕음료' 노화 4.6년 앞당긴다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0-19 12:27 수정일 2014-10-19 19:16 발행일 2014-10-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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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 음료 사진
설탕이나 과당이 많은 탄산음료를 섭취하면 텔로미어의 길이가 단축돼 DNA 노화가 촉진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FP)

설탕이나 과당이 많은 음료를 섭취하면 DNA 노화가 촉진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콜라나 레몬에이드처럼 설탕이 많이 함유된 음료가 인간의 염색체 끝 부분에 달려 있는 단백질 성분인 ‘텔로미어(telomeres)’의 길이를 줄이기 때문에 DNA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흔히 설탕이나 과당이 많은 음료는 당뇨병과 비만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으나 노화와 관련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총 5,309명의 20~65세의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참가자들은 하루에 평균 350ml의 탄산음료를 마시며 연구 착수시점에 당뇨병이나 심장병을 앓았던 전력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그들의 DNA 정보를 수집한 후 텔로미어의 길이를 측정했다. 텔로미어 길이가 단축되면 평균수명 또한 비례해서 짧아진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지난 2009년 캘리포니아대의 엘리자베스 블랙번 교수와 존스홉킨스 의대의 캐럴 그리더 교수는 함께 텔로미어의 길이와 노화의 상관관계를 밝혀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조사결과 연구팀은 350ml분량의 탄산음료를 매일 마실 경우 텔로미어 길이가 단축돼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4.6년 빨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를 주도한 엘리사 에펠 교수는 “설탕이나 과당이 가미된 탄산음료를 규칙적으로 섭취할 경우 체내의 당분 대사조절이 억제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세포 조직의 노화속도가 빨라져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탄산음료와 텔로미어 단축의 상관관계를 입증한 연구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연령이나 인종, 소득, 교육수준 등과 무관하게 결과가 일관성 있게 도출됐지만 상관관계를 순전히 인과관계의 측면에서 접근하려는 것은 아직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함께 연구에 참여한 신디 륭 박사는 “텔로미어 단축 뿐 아니라 반대로 텔로미어 연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식생활 요인들에 대한 규명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는 다른 의학계 동료들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고 있다. 미네소타대의 데이비드 제이콥스 박사는 “과도한 설탕이 담긴 탄산음료가 노화와 관련된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주제”라며 “다른 질병과의 연관 관계를 밝혀내기 위해서도 추가적인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