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많은 에너지 드링크…덴마크에선 '19금 음료'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0-15 17:09 수정일 2014-10-15 17:12 발행일 2014-10-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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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 한캔에 80mg…아메리카노 수준
다섯 캔 만시면 WHO 권고량 400mg 꽉 차
에너지음료2

계보건기구(WHO)가 젊은 층이 많이 소비하는 에너지 음료가 공중보건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공식 경고했다.

영국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WHO의 최근 연구 결과를 인용해 젊은 층이 주로 소비하는 에너지 음료가 높은 카페인 수준 때문에 공중 보건에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HO는 공중 보건은 개개인의 문제를 떠나 사회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에너지 음료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WHO의 주앙 브레다 박사 연구팀은 전세계에서 유통되는 에너지 음료의 성분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커피, 탄산음료와 비교했다. 조사 결과 에너지 드링크는 다른 음료보다 카페인 수치가 훨씬 높았고 커피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WHO가 권고한 하루 카페인 권장량은 400mg으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 약 다섯 잔에 해당하는 카페인의 양이다. 레드불 한 캔(250ml)과 몬스터 한 캔(500ml)에 들어있는 카페인 양은 각각 80mg, 160mg으로 일반 커피의 카페인 양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팀은 에너지 음료는 대체로 술과 섞어 마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커피보다 인체에 훨씬 해로울 수 있다고 당부했다. 유럽 식품안전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에너지 음료를 마시는 18~29세의 70%가 에너지 음료를 술과 섞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레다 박사는 “에너지 음료를 술과 섞어 마시면 취한 상태로 마시기 때문에 평소보다 카페인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다”며 “당뇨병이나 심부전증을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너지 음료 회사의 마케팅도 큰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에너지 음료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 전체적으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리서치 전문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현재 영국의 청소년들은 친숙한 에너지 음료 광고 때문에 에너지 음료를 청량음료의 대체재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날 일부 유럽국가에선 법적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 청소년들의 에너지 음료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덴마크와 터키는 19세 미만 청소년들의 에너지 음료 이용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스웨덴 등 여러 유럽 국가들은 15세 미만의 청소년들에게만 금지하고 있다.

이브레다 박사는 “에너지 음료를 청소년들에게 규제하는 법률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며 “청소년들의 건강 상태는 부모들에게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사회 전체적인 공중 보건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