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체계, 한국 25개국 중 24위…"한국 은퇴연령 늘려라"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0-14 17:52 수정일 2014-10-23 18:50 발행일 2014-10-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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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컨설팅사 조사·제안<bR>3항목 중 신뢰·적절성 바닥

한국의 퇴직 후 연금체계가 세계 최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머서(Mercer)가 25개국 연금체계를 항목에 따라 비교·분석해 13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100점 만점에 43.6점을 받아 최하점(43.5점)을 받은 인도를 제외하면 꼴찌였다. 지난해 평가에서는 43.8점을 받았다.

평가항목으로는 ‘적절성’, ‘지속가능성’, ‘신뢰성’ 등이 포함됐다. 퇴직 후 연금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도 병행됐다.

‘적절성’ 부분에서 한국은 42.6점을 받아 세계 평균 63.0점에 크게 못 미쳤다. 연금체계의 수익, 수혜구조, 저축, 세제지원 등을 종합해 이뤄진 평가다. ‘지속가능성’ 부분에서는 42.5점을 얻어 그나마 세계 평균 49.7점에 가장 가까운 점수를 얻었다. 연금의 보장범위, 개인 분담금, 자산총액 등을 평가한 항목이었다.

‘신뢰성’ 부분에서는 46.7점을 기록하며 25개국 평균 71.9점에 훨씬 모자라는 점수를 받았다. 신뢰성을 평가하기 위해선 연금에 대한 규제와 소통, 연금의 지배구조 등의 기준이 제시됐다. 이 부분에서 한국보다 뒤쳐진 국가는 43.5점을 받은 멕시코 뿐이었다. 일본과 중국도 각 60.9점과 49.9점을 받아 한국보다 나은 평가를 받았다. 이 세 부분에 대한 평가는 총점에 각각 40%, 35%, 25%씩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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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서는 한국의 연금체계에 대해 “차상위계층의 연금 수급자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은퇴연령을 높여야 한다”며 “사적연금을 적극 활성화하는 것 또한 연금체계 정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머서의 연금체계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82.4점을 받은 덴마크였다. 80점을 넘으면 주어지는 A등급을 받은 유일한 나라였다. 덴마크는 세계 최고 수준의 퇴직연금체계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덴마크의 뒤를 이어 호주(79.9점), 네덜란드(79.2점), 핀란드(74.3점), 스위스(73.9점) 등 오세아니아와 유럽 선진국들이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미국은 57.9점을 받으며 C등급을 얻었고 프랑스, 폴란드, 남아공이 미국과 같은 등급을 받았다.

보고서를 발표한 미국 컨설팅업체 머서는 매년 인사·조직, 보상정보, 기업연금, 투자 자문 등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에 발표한 ‘세계퇴직연금체계(Global Pension Index)’는 세계 각국의 퇴직 후 연금제도의 장·단점을 비교하기 위해 실시됐다. 이를 통해 체계적인 연금제도를 가진 나라를 다른 나라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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