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의 놀라운 효과 '자폐증 증상 약화 시킨다'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0-14 17:03 수정일 2014-10-15 09:27 발행일 2014-10-1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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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4주간 브로콜리액 복용…70% 상호작용·언어능력 증가
"설포라판이 뇌 영향 주는 듯"
브로콜리 사진
자폐증 환자들이 브로콜리나 양배추 등에서 나오는 설포라판 물질을 섭취하면 자폐증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AFP)

자폐증 환자들이 브로콜리를 섭취하면 자폐증 증상이 약화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3일(현지시간) 하버드 의대 매사추세츠병원의 최근 연구 결과를 인용해 자폐증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양배추 등에서 나오는 설포라판(Sulforaphane) 물질을 섭취하면 자폐증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설포라판은 지금까지 항암작용과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왔으나 자폐증 증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자폐증을 가진 13~27세의 환자 4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한 그룹에겐 설포라판이 함유된 브로콜리 추출액을 먹게 하고 다른 그룹에는 위약을 제공했다. 실험참가자는 고기능자폐증과 아스퍼거증후군 등 다양한 종류의 자폐증을 가진 환자들이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을 4주 동안 자폐증 진단 검사인 사회적 반응 규모(SRS)를 이용해 조사했다. SRS는 사회적 인식, 사회 정보처리, 사회 불안 장애, 사회적 회피 등 65가지 척도로 자폐증 상태를 조사하는 검사다.

조사결과 브로콜리 추출액을 복용한 참가자들의 약 70%가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전보다 증가했다. 참가자들은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눈을 마주 보는 경향이 많아졌고 의사소통 빈도도 늘어났다. 또 대부분의 자폐증 환자들이 심심하거나 욕구불만이 있을 때 보이는 반복행동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위약을 복용한 그룹은 어떠한 호전 증상도 보이지 않았다.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한 존스홉킨스대의 폴 탈랄레이 교수는 “브로콜리에 포함된 설포라판 물질이 순간적으로 자폐증 환자들의 뇌 세포들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며 “메카니즘을 이해하기 위해선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신경소아과 앤드루 지머만 박사는 “SRS 조사 결과 브로콜리 추출액을 먹은 집단이 자폐증에서 의미 있는 호전 증상을 보였다”며 “앞으로 설포라판 물질을 이용한 자폐증 ㅌ치료 개발 연구 진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이번 연구가 자폐증을 연구하는 의학계 동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공개대학(Open University)의 로사 혹스트라 교수는 “적은 규모의 표본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아직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 자폐연구학회의 연구소장 리처드 밀즈도 “더 큰 규모의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면 브로콜리가 자폐증 치료의 중재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