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전 임원 사직서… 고강도 개혁 승부수

최상진 기자
입력일 2014-10-12 15:56 수정일 2014-10-13 16:27 발행일 2014-10-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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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직원들에게 인사하는 권오갑 현대중 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9월 23일 오전 6시 20분부터 오전 8시까지 정문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을 나눠주며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하고 있는 모습. (연합)

상반기 창사 이래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이 경영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전 임원 사직서 제출’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12일 오전 본부장 회의를 긴급 소집해 전 임원 사직서 제출 등의 내용을 담은 개혁안을 설명하고, 정상화를 위한 조직 개편을 주문했다.

최 회장과 권 사장은 이날 “전체 임원이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면 새로운 조직에 필요한 임원은 재신임을 통해 중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통상 11월 하순 이뤄지는 임원 인사를 이달 안으로 앞당겨 “능력 있는 부장급 인사를 조직의 리더로 발탁함으로써 회사를 젊고 역동적으로 변모시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에도 해당된다.

권오갑 사장은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강도 높은 개혁을 통해 새롭게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회사를 바라보고 있는 국민과 국내외 고객, 주주들을 생각해 분명한 개혁 청사진을 갖고 책임감 있게 일해달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임원진 사직서 제출과 더불어 지원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생산과 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한다. 수익을 내기 어려운 사업과 해외법인도 원점에서 재검토해 사업조정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비용을 줄이고 꼭 필요하면 삭감해 운영하는 ‘짠물경영’이 본격화된 셈이다.

이와 함께 조직 내 소통을 위해 직원들의 의견을 가감없이 전달받을 수 있는 제도개선팀을 신설하고, 사장이 사원과 머리를 맞대로 토론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한다.

생산현장의 혁신작업을 위해서는 공정개선혁신팀을 신설해 모든 사업본부의 공정 효율을 재점검하고, 공정자동화를 통한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는 조합원 대부분과 협력업체 직원이 근무하는 생산현장의 환경개선 작업을 우선적으로 실시해 안정성과 생산성을 동반 성장시킬 계획이다.

이 외에도 매월 말일에는 전체 임원이 회사 각 출입문에서 퇴근하는 직원에게 한 달 동안의 수고를 치하하고, 감사 인사를 하는 등 직원에게 직접 다가감으로써 회사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

최상진 기자 sangjin8453@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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