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보다 더 무서운 공포… 英선 배우 동원 '에볼라 리허설'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0-12 16:57 수정일 2014-10-12 20:10 발행일 2014-10-13 2면
인쇄아이콘
각국 주요공항 검역 강화하고 실전같은 훈련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가 미국, 유럽, 남미 등 세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는 공항 검역 계획을 발표하거나 모의 훈련을 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 CNN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근 발표 내용을 인용해 뉴욕 JFK 국제공항이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입국 승객에 대한 추가적인 검역을 시행한다고 보도했다. 세 곳은 현재 에볼라 사태가 가장 심각한 서아프리카 국가들이다.

신문은 미국이 에볼라와 관련해 자국으로 들어오는 승객의 입국심사를 진행하는 것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검역은 미국 해안경비대와 의료진이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들의 체온을 재고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이 에볼라 바이러스 노출 여부를 묻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전까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에볼라가 창궐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아프리카 공항에서 3번의 체온 측정을 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미국 내 첫 에볼라 사망자인 토마스 던컨(42)이 잠복기 상태에서 아프리카 공항의 검역을 통과했기 때문에 심사가 강화됐다.

미국은 오는 16일부터 입국 검사를 워싱턴 DC 덜레스 공항, 시카고 오헤어 공항,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공항, 뉴어크 리버티 공항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에볼라(EPA)
영국 힐링던 메디컬 센터에서 11일(현지시간) 배우, 대학교수, 의료진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에볼라 발생을 대비한 실전같은 모의 훈련이 시행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영국 익스프레스는 11일(현지시간) 영국 힐링던 메디컬 센터에서 에볼라 발생을 대비한 모의 훈련이 완벽하게 수행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훈련은 영화배우들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황을 가정하고 정부와 의료진의 대응 체계를 점검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제레미 헌트 영국 보건부 장관은 “훈련 참가 배우들, 대학 교수들, 의료 전문 기관 등이 적극 훈련 동참했다”며 “전 국민의 에볼라 바이러스 근심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9일 “히드로, 개트윅 국제공항 및 유로스타 터미널에서도 검역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10일(현지시간) 에볼라 의심 또는 확진 환자가 있었던 국가들의 현재까지 상황을 정리하며 에볼라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9일 마케도니아에선 영국인 여행객 1명이 에볼라 의심 증상을 보인 뒤 사망했다. 조반카 코스토프스카 마케도니아 보건부 장관은 “환자가 발열 증상을 보인 후 구토를 했으며 내부 출혈이 급속하게 악화됐다”며 “에볼라 바이러스 유사 증상으로 사인을 밝혀내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에서는 최근 여성 1명이 에볼라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성은 스페인 간호사 테레사 로메로(44)로 마드리드 병원에 입원해 에볼라 치료제 ‘지맵(ZMapp)’을 이용한 치료를 받고 있다. 로메오의 남편과 그를 진료했던 의사 2명도 의심환자로 분류됐으나 의료진들의 조사 결과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호주, 체코 등에서도 의심환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체코의 한 남성(56)은 10일 오후 구토 등 에볼라 유사 증후를 보여 즉시 불로프카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 관계자는 “남성이 최근에 라이베리아를 여행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현재 베를린의 연구소에서 정밀 검사를 하고 있고 결과는 17일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퀸즐랜드에선 최근 수 엘렌 코박(56)이라는 여성이 의심 환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고 있다. 결과는 역시 오는 17일에 나온다.

브라질에도 의심환자가 발생하면서 에볼라 공포가 중남미 지역으로 확산됐지만 해당 환자가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다시 위험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 영국 BBC는 11일(현지시간) 브라질 보건부가 이날 발표한 성명을 인용해 브라질 최초 에볼라 의심 환자가 1차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보도했다. 환자는 아프리카 기니 출신 술래이만 바흐(47)다. 아르투르 시오루 브라질 보건부 장관은 “1차 때 모든 검사 체계가 효율적이고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며 “오는 12일 2차 검사에도 음성으로 나타나면 건강보증서를 발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