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삼성전자’…그래도 외국인 러브콜 여전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4-10-09 14:00 수정일 2014-10-09 14:00 발행일 2014-10-0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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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9월말까지 3.8조 매입…총 매입액의 절반
실적대비 하락 과다…장기투자 개념으로 접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어닝쇼크의 수준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 악재 속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9월 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3조8191억원어치를 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이 사들인 주식 총 7조6354억원 중 절반가량이 삼성전자인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매도했다. 기관은 외국인이 매수한 규모와 대등한 규모로 3조7811억원을 팔아치웠다.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4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9.8% 하락하는 등 실망스런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국내 증시의 양 축인 외국인과 기관은 반대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영업익, 3년 전으로
삼성전자는 7일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4조1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59.8% 하락했다. 그러나 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매수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연합)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기관의 삼성전자 주식의 매도는 3분기 IM(IT·모바일)부문 부진으로 실적 악화에 따른 우려가 커진데 기인했다. 반면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한 배경은 국내시장을 포트폴리오 관점이 아닌 ‘IT섹터’ 개념으로 접근하기 시작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IT업계의 미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발표 등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메리트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노종원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이후부터 외국인은 IT와 가전부문에 대한 선호도가 빠르게 강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전자 주가가 많이 하락하면서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저가 메리트도 외국인의 매입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단기 실적이 아닌 장기 투자 관점으로 보면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노 연구원은 “장기투자 성향의 외국인 중 상당수는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대비 과도하게 하락해 현재의 주가를 절대적으로 싼 수준이라 여기고 있다”며 “가격 매력에 이끌려 삼성전자를 사들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꾸준히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삼성전자 실적과 주가가 바닥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장기 투자자라면 지금부터 주식을 사 모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