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의 '작은 티' 지우려다 '지울 수 없는 흠' 남는다

박기성 기자
입력일 2014-10-06 17:07 수정일 2014-10-06 18:02 발행일 2014-10-07 4면
인쇄아이콘
[100세 시대 나쁜 습관부터 버려라] 성형중독 벗어나기
TV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오랜만에 드라마에 등장한 여자 탤런트 A씨. 예전과 사뭇 달라진 얼굴 형태에 언뜻 보면 팬들조차 쉽게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A씨의 얼굴엔 성형 중독의 흔적이 가득 담겨 있다. A씨처럼 유명 탤런트가 아니더라도 이 땅의 여성들은 늘 성형 중독 또는 성형의 유혹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국제미용성형외과협회 보고서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미용·성형 시술이 지난 2011년 기준으로 연간 65만 건에 달해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국가라고 한다. 인구 1만 명당 시술 건수는 131명으로 세계 1위라는 것이다.
지난달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지방제거 수술을 받던 50대 여성 오모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씨는 수술 도중 호흡곤란을 일으켜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최근 성형수술을 받다가 목숨을 잃거나 성형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성형 부작용 피해자 모임의 안티 성형카페 등에 올려진 네티즌들의 글에는 다양한 피해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취업을 앞둔 사회 초년생조차 성형은 필수사항이 돼 버린 지 오래다.
40대 이모(여·서울시 강동구)씨는 얼굴 팔자주름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5월 강남의 한 피부과 의원에서 울세라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 그러나 시술 후 부종과 함께 화상에 의한 흉터가 생기는 바람에 다른 병원에서 6개월 동안 흉터 및 염증 치료를 받는 신세가 됐다.
30대 정모(여·경기도 용인시)씨도 피부 관리를 위해 지난 2012년 10월 강남의 한 피부과의원에서 써마지 및 리펌 레이저, IPL 레이저 등 패키지 시술을 받았으나 시술 후 얼굴이 붉어지고 가려움증 등 부작용에 시달렸다. 정씨는 “시술 부작용으로 인해 다른 병원에서 자극성 접촉피부염 치료는 물론 과다색소침착, 홍조, 혈관확장 등의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하소연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총 146건의 성형 등 피부과 미용시술 관련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5월까지 접수된 올 해의 피해 사례 79건을 분석한 결과 ‘레이저 시술’ 관련 피해가 49건(62%)으로 가장 많았으며 ‘제모’, ‘비만시술’, ‘필링’ 등의 순으로 피해 사례가 많았다. 레이저 시술의 경우 시술 후 피부가 붉어지거나 색소침착 등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와 함께 시술 후 효과가 미흡한 경우도 10건에 달했다. 
19
성형 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되풀이됨에도 불구하고 성형 유혹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다름 아닌 이벤트성 할인가격으로 고객몰이를 하는 병·의원들의 충동질이다. 그런가 하면 외모지상주의로 인해 처음에는 쌍꺼풀수술을 시작으로 코, 이마 등으로 점차 얼굴 전체를 변화시키려는 여성들의 성형중독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윤현주 조정관은 “여성들이 성형 효과에 대해 맹신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라며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만 믿지 말고 효과가 미흡하다거나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정보까지 충분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viva100.com
100세시대, 나쁜 습관부터 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