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23년 아성 무너지나…美 세계 최대 산유국에 오를 듯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09-30 17:32 수정일 2014-09-30 19:16 발행일 2014-10-0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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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150만 배럴…사우디와 비슷
석유개발 열풍된 '셰일 혁명'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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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간)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인용해 올해 6월과 8월 미국의 산유량은 사우디와 거의 비슷한 수준인 하루 평균 115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달이나 다음 달에는 1991년 이후 처음으로 사우디의 산유량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1위 산유국 자리를 내준 것은 지난 1991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2년간 미국의 산유량은 전 세계 석유 공급 증가량과 거의 일치하는 350만 배럴 이상 늘었다. 증가 원인은 ‘셰일 혁명’ 때문이다. 셰일 혁명은 미국 내 수압파쇄나 수평시추 공법 등의 발전을 통해 기존에는 탐사가 어렵던 지역까지 탐사할 수 있게 되면서 불었던 석유 개발 열풍을 의미한다. 특히 오랫동안 채산성이 없다고 여겨졌던 텍사스와 노스다코타 북부 지역에서 일어났다.

이로써 미국의 일일 원유 생산량은 2008년 하루 500만 배럴에서 이달 초 887만 배럴까지 치솟았고, 올해 안에 900만 배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전체 액화 연료 소비에서 수입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60%에서 내년에는 21%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미국이 중동 지역에 대한 에너지 수입의존도 감소로 군대를 완전히 철수하진 않겠지만 군사적 개입이 부분적으로 줄어드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고 산유국 출신인 사우디의 관리들조차도 미국을 경계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미국의 부상이 석유시장에서 자국의 중요성을 손상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관료들은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부상하는 것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