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분리, 유럽이 떨고 있다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09-14 21:01 수정일 2014-09-14 23:56 발행일 2014-09-15 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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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부터 독립투표 혼전
스페인, 벨기에 등 파장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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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독립 지지자들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글래스고에서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총리의 경제인협회(CBI) 연례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반대하며 독립 찬성 팻말을 들고 있다. (AFP)

영국으로부터의 분리여부를 결정할 스코틀랜드 국민투표를 나흘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가 혼전 양상 속에 빠져있는 가운데 국가 분리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로 퍼져가고 있다.

더 타임스, 뉴욕타임스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13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스페인, 벨기에, 프랑스 등 유럽 전역에 연쇄효과를 낳게 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현재 스코틀랜드의 상황이 카탈루냐 지역(스페인 북동부 지방) 분리주의 정당들의 독립 시위를 촉발시킬까 우려하고 있다. 카탈루냐에서 잠정적으로 계획된 오는 11월 9일 국민투표는 법원의 위헌 판결이 난 상태다. 그럼에도 국가분리에 찬성하는 정치인들의 지원 아래 750만의 카탈루냐인들이 독립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스페인의 바스크 지역(프랑스와 국경을 이루는 피레네 산맥을 가운데 두고 인근의 양쪽 지역을 가리키는 지역)도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적극적으로 주장해 오고 있다.

벨기에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다. 벨기에 극우 정치인 게롤프 아네만스는 "플랑드르 지역은 네덜란드어를 쓰며 상대적으로 부유한 곳으로 주민들은 스코틀랜드의 결과를 지켜보며 프랑스어를 쓰는 비교적 소득이 낮은 남부 왈롱 지역과 분리되길 원하고 있다"며 "국가 분리 움직임에 직면한 나라들이 새로운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탈루냐인 외에도 코르시카인, 브르타뉴족, 스웨덴과 핀란드인들에 이르기까지 스코틀랜드 국민들의 투표를 지켜보고 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지난 1992년 일명 '벨벳이혼(Velvet Divorce)'으로 불리는 국가 분리에 합의한 후 같은 맥락의 역사적 흐름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나폴레옹의 고향인 코르시카와 프랑스 북부의 브리타뉴는 정서적으로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을 원하고 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지난 수십년간 캐나다로부터의 독립을 시도했던 퀘벡주도 이번 스코틀랜드 국민투표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영국 BBC는 9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의 독립투표로 중국 내 소수민족들의 독립 요구가 거세지고 있으며 중국 중앙정부의 태도도 이에 따라 강경하게 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스코틀랜드 국민투표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이 국가분리를 언급하기라도 할 경우 반역죄로 처벌하거나 감옥에 가두고 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