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위원회 채용시켜주겠다"며 수백만원 사기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4-09-01 13:24 수정일 2014-09-01 13:26 발행일 2014-09-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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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구속…피해자들 의심에 “세월호 참사로 재가 늦어져” 발뺌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에 채용시켜주겠다며 3명으로부터 45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최모(54)씨를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화물차 운전기사인 최씨는 마치 자신이 통일준비위원회에 근무하는 것처럼 ‘개성공단 총괄본부장’, ‘경제특구 총괄본부 본부장’, ‘특별구역 개발 총감독’ 등의 가짜 명함을 썼다.

그는 자신을 개성공단 총괄본부 본부장 겸 통일준비위원회 실행단장이라며 피해자들에게 “통일준비위원회 실행단에 채용해 줄 테니 출입증 제작비용과 업무용 노트북 구입비용을 달라”고 속여 돈을 받아냈다.

이런 수법으로 그는 지난 3월부터 2개월간 3명으로부터 7차례에 걸쳐 453만원을 챙겼다.

그는 채용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피해자들이 물어오자 “세월호 참사로 대통령의 재가가 늦어져 채용이 지연되고 있다”며 둘러댔다.

최씨는 사기 행각이 들통 난 뒤에는 “망막 혈관 폐쇄증을 앓아 한쪽 눈이 실명상태고 뇌종양까지 있는 시한부 생명이다”라며 동정심을 자극해 신고를 막으려 했다.

최씨는 평소 개성공단을 드나드는 동료 운전기사들로부터 출입 절차 같은 정보를 들은 뒤 이를 바탕으로 ‘통일준비위원회 조직도’, ‘통일 후 소득효과’, ‘통일 후 개발계획 효과’ 등의 가짜 문서를 만드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공무원 사칭 사기 범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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