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방한> 17만 입장객 ‘철통’ 검색…“지나치다” 불만도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4-08-16 15:55 수정일 2014-08-17 18:52 발행일 2014-08-1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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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식을 앞두고 16일 오전 행사장에 입장하지 못한 시민이 서울 일민미술관 앞에 줄지어 앉아있다.(연합)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식미사 당일인 16일 오전 4시 초청장을 받은 사람들의 입장이 일제히 시작됐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신도들은 시복식이 열리는 광화문광장에 도착하자마자 행사장 주변 곳곳에 설치된 보안검색대 앞에 2∼3명부터 많게는 5명씩 수백m 긴 줄을 늘어섰다. 

앞서 지방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온 신도들은 버스마다 경찰관 2명이 동행해 출발할 때 한번, 광화문광장에 도착해서 내리기 전 또 한 번 신분증 검사를 받은 뒤 보안검색대로 향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모두 13곳에 300개의 보안검색대가 설치됐고 각 보안검색대 앞에는 경찰 6∼7명이 배치됐다. 

시복식에 초청받은 사람들은 무려 17만명에 이르지만, 경호팀은 ‘철통보안’ 속에서 꼼꼼한 신분확인과 함께 공항 수준의 검색을 벌였다.

경찰들은 신도들이 들고 온 가방을 일일이 열어보며 위험물질이 있는지 확인한 다음 금속탐지기와 막대형 탐지기로 몸수색까지 마치고 나서야 광화문광장 안으로 들여 보내줬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입장한데다 철저한 검색이 이뤄진 탓에 줄을 서서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상당시간이 걸렸다.

삼엄한 보안검색에 불만을 터뜨리는 신도도 있었다.

경기 일산에서 온 신도 김모(64)씨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했을 때도 갔는데 이 정도로 심하게 신분 검사를 하진 않았다”며 “여기 온 신도들은 미사를 드리러 온 것인데 경찰이 지나치게 과민 반응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구미에서 왔다는 신도 신모(32·여)씨도 “다들 경건한 마음으로 미사를 드리러 왔는데 안전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지만 몇 번이나 신분증 검사를 하고 온몸 구석구석을 금속탐지기로 훑는 것은 가능한 많은 일반 사람들과 가까이 눈높이를 맞추겠다는 교황의 뜻에 반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