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부재 100일] 삼성전자 어닝쇼크, '갤럭시' 너만 믿는다

최상진 기자
입력일 2014-08-12 16:24 수정일 2014-08-13 11:04 발행일 2014-08-1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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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코믹콘서 갤럭시탭S 프로모션 전개
삼성전자는 7월 24∼27일(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만화·애니메이션 전시회 코믹콘에서 갤럭시탭S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제공=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부재와 2분기 ‘어닝쇼크’로 충격에 휩싸인 삼성전자가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화해 3분기 수익 회복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 기대치보다 1조원가량 낮은 ‘어닝쇼크’(실적악화)다. 영업이익만 고려하면 전년 동기 대비 24.5%, 1분기보다 15.19%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성장세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이야기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전제하에 2분기 실적악화의 원인을 지속적인 원화강세와 스마트기기 판매 감소, 재고 감축을 위한 마케팅비용 증가, 시스템 LSI와 디스플레이 사업 약세 등으로 설명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판매 감소가 뼈아팠다.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의 강세에 현지 판매량 1위 자리까지 내줘야 했다.

주력 제품의 성장세가 멈췄다는 점에서 업계는 삼성전자의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갤럭시S 시리즈의 대히트로 호황을 거듭해왔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다국적 업체들이 한정된 파이를 나눠먹는 상황인 만큼 새로운 수익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실적 만회 전략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태블릿과 웨어러블 시장에서 실적을 키울 방침을 세웠다.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선도하고 있는 패블릿 시장에 갤럭시노트4를 새로 선보이고, 애플과 양분하고 있는 태블릿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갤럭시기어2, 기어핏, 기어라이브, 모토360, 아이워치 등이 경쟁하는 웨어러블 시장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심성전자, '갤럭시 S5 광대역 LTE-A' 소비자 체험 행사
(제공=삼성전자)

9월 3일에는 국제가전박람회(IFA)가 열리는 독일 베를린을 비롯해 뉴욕과 베이징에서 갤럭시노트4를 공개한다. 하반기 프리미엄 제품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애플이 그 다음주에 아이폰6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져 또다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중국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선 샤오미 등의 중·저가 휴대폰 물량공세와도 맞서야 하는 만큼 휴대폰 관련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생활가전 시장도 계절적 요인과 북미시장 개척 여부에 따라 성장세가 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초고화질(UHD) TV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0만대에서 올해 1200만대 가량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력상품으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출시한 신제품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시스템 에어컨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반도체 사업은 소폭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시장의 수요는 꾸준한 가운데 공급 증가세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실적개선 추이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의 LCD 패널 부문은 프리미엄급 TV 패널 판매 증가로 성장이 예상되나 발광유기다이오드(OLED) 패널은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제품 증가로 인해 격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적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 최상진 기자 sangjin845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