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준 기자

편집부 기자

cho@viva100.com

‘김연아 은퇴’ 27세 아사다, 평창올림픽 금메달 도전

일본 피겨 스케이팅 간판 아사다 마오(26)가 6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에서 펼쳐진 2015-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인 '컵 오브 차이나' 여자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AFP=연합)일본 여자 피겨스케이팅 간판 아사다 마오(25,일본)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일본 닛칸 스포츠는 지난 9일 아사다가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아사다는 지난 8일 끝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5/2016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3차 대회 우승 직후 “다음 경기도 중요하지만 올림픽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아사다는 지난 두 번의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6위를 기록했다. 두 대회 모두 ‘라이벌’ 김연아(25)를 넘지 못했다. 아사다는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하는 등 역대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그러나 김연아는 아사다 이상의 실력을 발휘했다. 한 차원 높은 연기로 세계신기록(228.56점)을 작성하며 한국에 사상 첫 피겨 금메달을 안겼다.그로부터 4년 후 아사다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디펜딩 챔피언 김연아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양날의 검’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를 범하며 6위로 밀려났다. 반면, 김연아는 쇼트·프리 모두 클린연기로 2위에 올랐다. 심판의 과도한 홈 어드밴티지가 아니었다면 충분히 올림픽 2연패도 가능했다.다 이룬 김연아는 은반을 떠났지만, 아사다는 미련이 남았다.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간절함이다. 하지만 아사다는 이제 24세로 피겨 선수로서 전성기기 지났다. 2018 평창 올림픽 대회가 열릴 때 27세가 된다.아사다가 평창 올림픽에서 꿈을 이루려면 넘어야 할 산이 한 두 개가 아니다. 무엇보다 러시아 세력이 만만치 않다. 러시아는 소치올림픽 금메달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9)를 비롯해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19),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7), 엘레나 라디오노바(16) 등 선수층이 두껍다.성장통을 극복한 ‘세계랭킹 1위’ 툭타미셰바는 러시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과 올 초 세계선수권을 석권했다. 툭타미셰바는 아사다의 장기인 ‘트리플 악셀’도 장착,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북미 세력도 만만치 않다. 그레이시 골드(20)와 베테랑 애슐리 와그너(24)가 최근 연속해서 200점대를 돌파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 선수는 소치올림픽에서의 실수를 발판삼아 정진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김연아 팬”임을 밝힌 그레이시 골드는 다이내믹한 안무와 정교한 기술로 ‘포스트 김연아’로 떠올랐다. ‘김연아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아사다로서는 그레이시 골드가 껄끄러운 상대임이 분명하다.아사다는 러시아·북미 세력 외에도 자국 신성들과의 대결도 이겨내야 한다. 미야하라 사토코(17)는 아사다를 대체할 주자로 각광받고 있다. 세계랭킹 2위에 오른 미야하라 사토코 올 시즌 ISU 4대륙 피겨 선수권대회서 은메달을 따냈다. 신장 147cm 단신이지만 유연하고 스피디한 경기운영으로 자국에서 인기가 높다. 무엇보다 실수가 적은 점이 기대를 갖게 한다.아사다는 그동안 김연아 빛에 가려 만년 2인자에 머물렀다. 호기롭게 평창 올림픽 도전을 선언했지만, 3년 후에도 지금의 기량을 유지할지 장담할 수 없다. 또 지난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에서 트리플 악셀이 발목 잡는 등 큰 경기에 약했다.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한 아사다. 평창 올림픽에서 러시아와 미국 세력을 이겨내고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아사다의 도전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2015-11-10 16:34 조성준 기자

뜨거워지는 UFC 페더급, 아쉬운 정찬성 빈자리

정찬성 선수(정찬성 선수 트위터)최근 UFC에서 가장 핫한 체급을 꼽으라면 페더급이 빠질 수 없다. 한때 극강의 챔피언 조제 알도(28,브라질)정도를 빼면 그다지 관심 받지 못했던 체급이었지만 기량과 캐릭터를 모두 갖춘 선수들이 속속 등장하며 전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최근 경기를 많이 가지지 않으며 임팩트가 줄기는 했지만 알도는 여전히 페더급의 간판스타다. 그는 무에타이를 주 파이팅 스타일로 하면서도 복싱 특유의 거리감과 회피(방어)능력 등을 두루 갖춘 전천후 타격가다.무에타이 스타일은 파워는 좋지만 바닥에 발을 붙이고 찰 때가 많아 종합무대에서 날렵한 스텝을 갖춘 펀치 기술자를 만나면 종종 고전한다. 하지만 알도는 다르다. 주 베이스는 무에타이지만 안면 공격을 잘 피하고, 근접전에서의 펀치 공방에서도 잘 밀리지 않는다.복서들처럼 경기 내내 경쾌하게 스텝을 밟으며 기동성을 살리지는 않지만 필요한 순간 폭풍 같은 러시를 들어가거나 날렵하게 카운터를 치는데 능하다. 순간적으로 상대의 공격이 어려운 사각으로 빠진 상태에서 펀치 각을 찾는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최근 도전자들의 기세가 거세지고 있지만 여전히 그의 탁월한 거리조절 및 템포조절 능력은 난공불락의 진지를 유지하고 있다.채드 멘데스(29,미국)와 프랭크 에드가(33,미국)는 알도만 없다면 언제든 챔피언이 가능한 강자들이다. 레슬링은 물론 타격까지 고르게 갖춰 어느 한 영역을 파고들어 무너뜨리기가 매우 힘들다. 거기에 체력까지 우수해 부상하려는 세력들에게는 난처한 존재들이다.이들의 벽을 넘어서야 알도에게 접근할 수 있다. 프라이드 시절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UFC 헤비급의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 같은 존재들이라 할 수 있다.알도와의 한판 승부를 남겨놓고 있는 코너 맥그리거(26,아일랜드)는 떠오르는 ‘흥행아이콘’이다. 아일랜드인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그는 특유의 입담과 쇼맨십으로 미국 팬들에게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페더급은 물론 전 체급을 통틀어서도 가장 뜨거운 감자중 하나다.상위권 4명이 각각의 캐릭터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가운데 하와이 태생의 떠오르는 젊은 스트라이커 맥스 할로웨이(23,미국), 디에고 브랜다오(28,브라질), 타격-그래플링 모두 터프한 데니스 버뮤데즈(28,미국) 등 좋은 재목들도 많아 체급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할 수 있다.그런 가운데 국내 팬들을 아쉽게 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코리안 좀비’ 정찬성(28,코리안좀비MMA)의 공백이다. 정찬성은 UFC에 진출한 코리안 파이터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선수다. 단순히 성적만 좋았던 것이 아닌 인기도 높아 체급 내에서의 위상과 주최 측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남달랐다.비록 어깨부상을 당하며 아쉽게 패하기는 했지만 극강의 챔피언 알도와의 타이틀전에서 좋은 경기내용을 선보이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아직도 많은 팬들은 레오나르도 가르시아와의 2차전에서 ‘트위스터(Twister)’라는 실전 경기에서 찾아보기 힘든 희귀한 기술로 리벤지에 성공한 것을 기억한다.한때 상위권 강자로 꼽혔던 마크 호미닉을 경기 시작 7초 만에 KO로 눕히며 현지를 발칵 뒤집어놓은 사건과 검증된 강자 더스틴 포이리에(26,미국)와의 수준 높은 일전 역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정찬성은 지난해 10월 군에 입대했다. 제대 후 준비기간까지 감안하면 2017년에나 경기가 가능해보인다.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팬들은 정찬성이 상위권 강자들과 다시 진검승부를 벌이는 모습을 고대하고 있다.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2015-11-08 10:38 조성준 기자

UFC 여전사 론다 로우지, 위험한 WWE 외도

론다 로우지(사진=UFC 공식홈페이지)‘UFC 여전사’ 론다 로우지(28,미국)가 새로운 야심을 드러냈다. 론다 로우지는 10월 28일(현지 시간) 자신의 체육관에서 열린 ‘UFC 194’ 홍보 행사에서 “정점에서 은퇴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복싱 타이틀전에 도전하고 싶다. 또 WWE 프로레슬링 디바 챔피언에 오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WWE 디바 챔피언‘ 샬롯이 발끈하고 나섰다. 샬롯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론다가 WWE에 온다면 피겨8(4자 꺾기의 변형)을 전수해주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샬롯은 WWE 전설 릭플레어(66)의 딸로, 레슬링 가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상품성 높은 론다가 WWE에 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론다는 프로레슬링 열혈 팬으로 이전부터 WWE와 이벤트성 대회 교섭을 진행해왔다. 또 지난 3월 29일 WWE 최대의 축제 ‘레슬매니아 31’에서 더 락과 함께 링에 올라 스테파니 맥마흔(WWE 부사장)의 엉덩이를 걷어찬 바 있다. 그러나 수면 위로 떠오른 론다의 WWE 외도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이 높다. ‘실전 격투기’와 ‘프로레슬링’은 분야가 다르기 때문이다.프로레슬링은 종합 엔터테인먼트로 맞는 연기도 중요하다. UFC에서 제대로 맞아본 적 없는 론다가 ‘할리우드 액션’을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또 프로레슬링의 해머링과 UFC의 파운딩은 성격부터 다르다. UFC 파운딩은 상대를 기절시키기 위한 용도다. 두 주먹으로 상대를 무차별 가격할 수 있다. 반면 프로레슬링의 해머링은 손바닥을 이용한다. 또 일직선 펀치가 아닌, 반원을 그린다. 발구름으로 타격음을 내는 등 실제 위력은 약한 편이다. 레슬러들이 주먹을 교환하지 않는 이유는 ‘부상 방지 차원’이다.론다의 WWE 외도 가능성이 위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전 싸움’에 익숙한 론다가 WWE에서 자제력을 잃고 주먹을 쓴다면 ‘디바 퀸’ 샬롯의 예쁜 코뼈가 골절될 수도 있다.천부적인 운동신경을 지닌 선수라도 타 종목에서는 아마추어에 불과하다. ‘육상 단거리 최강자’ 우사인 볼트는 축구광이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현역기간, 야구와 골프 외도를 했지만 헛방에 그쳤다. ‘축구 스타’ 안정환은 최근 ‘예체능 족구 대회’에 출전했지만, 16강에서 좌절했다. 안정환은 “족구가 축구와 비슷해보여도 ‘쓰는 근육이 다르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론다 로우지는 자타공인 UFC 최강 여전사다. 그러나 프로레슬링 세계에서는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 취미와 직업은 다르기 때문이다. 론다의 WWE 외도 발언이 위험한 이유다.한편, 론다는 오는 15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UFC 193’서 밴텀급 7차 방어에 나선다. 도전자는 프로 복싱 챔피언 출신 홀리 홈(34·미국)이다.홀리 홈은 복싱 통산 33승 3무 2패, 종합격투기 전적 9전 전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따라서 ‘챔피언’ 론다에게 만만치 않은 상대다. 또 홀리 홈은 신장 172cm, 61kg로 긴 리치를 활용한 송곳 스트레이트가 일품이다. 민첩성과 지구력도 우수해 접전이 예상된다. 홀리 홈은 지난 3월 ‘UFC 184’에서 라켈 페닝턴에 승리를 거뒀다.론다는 지난달 27일 캘리포니아 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홀리 홈과의 대결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론다는 ‘복싱 전설’ 무하마드 알리와 ‘록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 사진이 담긴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론다는 “압박감 있는 챔피언보다 도전자의 입장이 편할 수 있다”며 챔피언으로써의 중압감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홀리 홈은 도전자를 유지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2015-11-07 09:15 조성준 기자

화끈한 세르게이, 표도르 만큼이나 UFC에서 보고 싶은 파이터

세르게이 하리토노프(35·러시아)는 표도르와 함께 한국 격투 팬들이 UFC 헤비급 무대에서 가장 보고 싶어 하는 파이터 중 한 명이다. 시종일관 정면에서 압박승부를 펼치며 지든 이기든 화끈한 파이팅을 보여주기 때문이다.하리토노프는 듬직한 체구에 걸맞게 우직하고 힘이 넘치는 파이팅을 구사한다. 맷집이 좋아 정면에서 난타전을 즐긴다. 현란한 스탭도, 빠른 핸드 스피드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순간적인 카운터에 능하고 주먹의 파괴력과 정확성이 뛰어나 이 같은 단점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특히 링 구석에 몰아넣고 펼치는 타격의 파괴력은 상대를 공포에 떨게 한다. 근거리에서 터지는 그의 돌주먹은 오차 없이 상대의 안면을 향해 날아든다. 바디블로우와 연계해서 터지는 컴비네이션 혹은 단발성 연타는 매우 부드럽고 자연스럽다.맷집과 동체시력을 무기로 웬만한 공격은 그대로 맞으면서 카운터를 건다. 거기에 넘어진 상대를 향해 마치 폭격하듯 날아드는 ‘폭탄 파운딩’은 그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였다.프라이드 시절의 그는 슬림한 몸에 어느 정도의 그래플링도 갖춰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몸이 불기시작하고 더불어 그라운드까지 퇴보하고 만다. 때문에 언제부터인가 스탠딩에서만 강한 ‘반쪽 파이터’가 되고 말았지만 상대성에서 맞는 적수와 만나게 되면 여지없이 무서운 파괴력을 자랑한다.2013년 ‘글로리 13 도쿄’대회에서 있었던 제롬 르 밴너(43·프랑스)와의 입식대결은 하리토노프의 파이팅 스타일이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밴너가 비록 전성기는 지났다고 하지만 K-1시절 ‘무관의 제왕’으로 불렸던 파이터다. 엄청난 위력의 스트레이트는 물론 코너에 몰린 상대를 향해 휘두르는 양 훅은 폭격을 퍼붓는 듯한 파괴력을 자랑했다.쟁쟁한 상위권 강자들은 물론 수차례 월드 그랑프리를 제패한 피터 아츠, 어네스트 후스트 등 전설적 챔피언들과도 호각의 승부를 펼쳤던 입식격투계의 레전드다. 지나치게 우직한 패턴 등 경기 운영적인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화력대결이라면 어떤 상대에게도 밀리지 않던 이른바 ‘상남자’였다.그런 밴너를 상대로 하리토노프는 정면에서 압박을 거듭했다. 펀치를 내는 밴너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평소처럼 잔 펀치는 대주면서 전진스탭을 밟은 것이다.일견 이러한 운영은 무모한 듯 보였다. 종합무대에서는 통했을지 몰라도 자신의 주전장이 아닌 곳에서 파괴력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밴너를 상대로 내구력을 앞세운 스타일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놀랍게도 하리토노프의 파이팅 스타일은 밴너를 상대로도 통했다. 잔펀치를 그대로 허용하며 걸어 들어오는 하리토노프의 기세에 놀란 밴너는 묵직한 미들킥을 앞세워 전진을 막아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하리토노프는 천천히 묵직한 압박을 거듭했고 밴너는 시종일관 코너에 몰렸다.난타전이 가능한 근거리에서의 하리토노프는 누구도 두렵지 않다.하리토노프의 짧지만 묵직한 펀치는 밴너의 가드사이로 조금씩 들어가기 시작했고 결국 조금씩 경기를 잠식하기 시작한다. 밴너는 필사적으로 펀치를 휘둘러봤지만 난타전에서 밀리며 무려 세 번이나 다운을 허용한다. 마지막에는 마치 봐주듯 웃음 띤 얼굴로 일부로 코너로 밀려주는 등 완승을 거두고 만다.현재 UFC에서 활약 중인 안드레이 알롭스키(36,벨라루스)와 알리스타 오브레임(35,네덜란드)역시 이러한 패턴으로 넉 아웃 패 당했다. 때문에 팬들은 하리토노프가 완전체는 아니지만 레슬링을 주특기로 하지 않는 벤 로스웰, 로이 넬슨은 물론 정상급 타격가인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1,브라질)와도 좋은 승부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가능성은 낮지만 꼭 그를 UFC에서 보고 싶어 하는 이유다.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2015-11-06 13:43 조성준 기자

로드FC ‘인자강’ 정두제… 2% 아쉬운 비스킷 올리버?

정두제(사진=로드FC 공식홈페이지)이타가키 케이스케 원작의 인기격투만화 파이터 바키를 보면 비스켓 올리버라는 캐릭터가 나온다. ‘미스터 언체인(Unchain·가둘 수 없는 자)’이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그는 쿠바 출신의 미국인이며 명목상 죄수의 신분이다.  그러나 실체는 다르다. 정부가 원하는 범죄자를 포획하는 동시에 최고의 자유를 보장받는 인물인데 전 세계에서 악명 높은 쟁쟁한 범죄자들도 그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다. 올리버가 무엇보다 대단한 것은 그의 엄청난 전투력은 오로지 신체능력에서 기인했다는 점이다.  올리버는 다른 등장인물들처럼 격투기적 기술을 쓰지 않고 오직 강력한 힘만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상상을 초월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비상식적인 근육을 갖고 있으며, 순수 근육의 능력만으로 작품 속 최강자 중 한명으로 군림한다.  두껍고 탄탄한 근육에 완력이 워낙 좋아 어지간한 달인들의 공격은 통하지도 않는다. 실존하는 보디빌더를 모델로 만든 캐릭터라는 점이 색다른데 아널드 슈워제네거 이전 최고의 보디빌더로 꼽혔던 서지오 올리버가 그 롤 모델이다.  올리버와 닮은 국내 파이터를 찾아보면 ‘체조 파이터’ 정두제(34,RONIN CREW)를 꼽을 수 있다.  바키 만화 속 올리버처럼 비상식적인 괴력을 선보이지는 않지만 투기 종목을 제대로 배우지 않은 체조선수 출신으로 신체 능력에 기인한 파이팅 스타일을 구사한다는 점이 닮은꼴이다.  정두제는 특별히 격투기 종목을 수련한 적이 없었던 것은 물론이거니와 체조 선수 출신이라 다소 무시 받는 경향까지 있었다. 하지만 놀라운 신체능력을 바탕으로 ‘김미 파이브’시절부터 꾸준히 활약하며 상당수 국내 강자들을 제압하며 이름을 날렸다.  체조선수의 신체는 남다르다. 그런 사실을 증명하듯 정두제는 기술적으로는 다소 투박하지만 신체능력으로 전문 격투기 선수들을 때려눕히는 장면을 많이 연출했다.  힘이 워낙 좋아 완력으로 서브미션을 극복하고 기술에 걸려도 유연성으로 버티어 내거나 빠져나가기도 했으며 근거리 난타전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그의 타고난 펀치력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그야말로 최근 국내 격투 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인자강(인간 자체가 강하다)’에 근접한 인물이었다고 할 수 있다.  정두제는 신체능력이 워낙 좋아 체계적으로 격투기를 수련했으면 더욱 좋은 성적을 올렸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체조 선수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고질적인 부상으로 말미암아 훈련에 전념하기 어려웠고 그로인해 제대로 된 기본기를 다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경기에서 자신보다 기술이 더 좋은 선수들을 기세와 힘으로 때려눕혔다는 것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점차 발전하는 격투기 환경 속에서 그러한 스타일은 한계에 부딪혔고 더불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신체능력도 예전 같지 않은지라 최근에는 하향세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360게임 로드FC 026’대회서 떠오르는 신성 ‘키보드 워리어’ 김승연(26,SSABI MMA)에게 넉아웃 당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팬들은 독특한 스타일로 신체능력을 뽐내고 있는 정두제를 응원하는 분위기다.   조성준 기자

2015-11-05 13:14 조성준 기자

이태현의 추억, 오브레임에게 무너진 ‘천하장사의 꿈’

이태현(연합)한창 프라이드, K-1 등이 인기를 끌던 시절 국내 거물급 체육인들에 대한 일본단체의 러브콜이 잦았다.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출신 최용수, 지인진은 물론 ‘비운의 유도왕’ 윤동식,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에 빛나는 김민수,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정부경,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 경력의 김대원 등 많은 유도가들이 종합무대에 뛰어들었다. 심지어 투기종목과 전혀 관련 없는 투포환 출신 랜디 김도 끼어있었다. 이는 민속스포츠 씨름도 예외가 아니었다. ‘트윈타워’로 불리던 최홍만(34,218cm)과 김영현(39,217cm)을 필두로 김경석, 신현표 등이 격투무대에 발을 내딛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씨름 선수들이 강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해당 종목에서였다. 체격과 힘을 바탕으로 단판 중심 싸움을 겨루는 씨름과 달리 격투기는 순발력은 물론 다양한 타격 테크닉과 장시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필수였다. 이를 입증하듯 씨름판에서 명성을 떨치던 장사들은 낯선 종목에서 기술, 기동성, 체력의 한계를 노출하며 줄줄이 무너져갔다. 엄청난 신장에 내구력까지 갖춘 전성기 최홍만 정도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을 뿐이다. 그런 최홍만 마저도 신장이 중요한 입식에서만 통했을 뿐 그래플링이 존재하는 종합 무대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태현(39)은 굉장히 아쉬운 케이스로 꼽힌다. 이전까지 천하장사 3회, 백두장사 18회, 지역장사 12회 등 씨름계의 레전드로 통하던 그는 모래밭 대신 링에 발을 올려놓고 샅바를 잡던 양손에 오픈 핑거 글러브를 끼고 2006년 9월 프라이드를 통해 MMA무대에 도전한다. 대부분을 신체능력에 의지했던 최홍만, 김영현 등과 달리 좋은 체격조건(196cm)에 출중한 운동신경까지 갖추고 있던 터라 상당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전혀 다른 영역의 벽은 높았다. 이태현은 데뷔전에서 히카르도 모라에스(48,브라질)에게 현격한 기량 차이를 드러내며 TKO로 무너지고 만다. 씨름선수 출신답게 클린치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대적이 되었지만 타격에서는 아예 상대 자체가 되지 못했다. 특히 이태현은 체력에 한계를 드러내며 격투기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꾸준히 운동을 해왔지만, 씨름과 종합 격투기는 근본부터 달랐던 것. 이태현의 이름값을 믿고 기대했던 팬들 사이에서는 실망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고 한동안 수많은 악평에 시달려야만 했다. 절치부심한 이태현은 훈련에 매진한 뒤 1년 후 K-1 히어로즈 무대에서 야마모토 요시히사(45,일본)를 TKO로 제압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하지만 요시히사 경기만으로 이태현의 변화를 알기는 어려웠다. 요시히사는 2004년 2월 이후 전패를 기록하고 있던 선수로 통산 전적도 13승 23패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경기 때와는 사뭇 달라진 이태현의 타격솜씨는 향후 행보를 기대하게 했다. 어떤 면에서 이태현은 다음 경기에서 지나치게 과욕을 부렸다. '드림(DREAM)4'에서 그와 맞붙은 상대는 '데몰리션맨' 알리스타 오브레임(35,네덜란드)이었다. 당시 오브레임은 헤비급에 맞는 육체개조를 성공시키며 극강의 파괴력을 장착하고 있던 단계였다. 오브레임의 위력이 막 만들어졌던 시기라 정보가 부족했다하더라도 격투기 초보였던 이태현 입장에서 ‘빅네임’은 피해야했다. 당시 이태현에게 선택권이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운 부분이다. 결국 이태현은 오브레임에게 아무것도 해보지 못한 채 비참한 패배를 당하고 쓸쓸히 은퇴하고 만다. 오브레임이 아닌 수준에 맞는 상대와 맞붙고 꾸준하게 경험을 쌓았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당시 이태현 상황에서는 패기도 좋지만 끈기와 냉철한 상황 판단이 필요했다. 어쨌든 MMA의 환경이 바뀌며 예전처럼 씨름 등 엉뚱한 종목의 선수가 갑자기 유입되는 경우는 찾기 힘들어졌다. 그런 점에서 ‘씨름계의 황태자’로 불렸던 이태현의 ‘종합나들이’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2015-11-04 11:05 조성준 기자